제230화
강유진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몇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녀는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는 어안이 벙벙했다.
하재호가 그녀를 차에 남겨두고 혼자 떠난 줄 알고 속으로 욕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차를 두고 먼저 갈 것 같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강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때 뒤에서 하재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기사라고 생각한 거야? 그래도 고맙다고 말할 줄 알았어.”
강유진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리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아파트 한쪽에 있는 담배 구역에서 담배를 피웠다.
강유진은 그가 담배 한 갑을 다 피운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예전의 그녀라면 몸에 해로우니 피지 말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담배 냄새를 맡기 싫어서 뒤로 물러날 뿐이다.
“몇 년 동안 하재호 씨를 집에 데려다주었지만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어요. 똑같이 했을 뿐인데 왜 화를 내요?”
강유진은 그와 사귀는 내내 기사 역할을 자처했다. 그러자 하재호는 담배를 한 모금 빨고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랬었나? 데려다줘서 고마워.”
“진심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네요.”
강유진은 그의 말을 듣고도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이제 와서 고맙다고 해도 상처받은 마음은 저절로 아물지 못했다.
하재호는 피식 웃으면서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알아줄 거야?”
“내 계좌에 1조를 보내면 다시 생각해 볼게요.”
강유진은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1조 정도 필요했다. 그 말에 하재호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큰돈이 필요한 이유가 뭐지?”
“심심할 때마다 남자를 불러서 같이 놀려고요.”
하재호는 어이가 없어서 차갑게 웃었다.
“그러면 절대 못 주지.”
강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으로 들어갔다. 화가 난 하재호는 그녀를 붙잡지 않고 담배를 피웠다.
허공에서 흩어지는 담배 연기처럼 원하는 것을 오래 잡아둘 수 없었다. 하재호는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녀를 붙잡고 싶었다.
강유진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오전, 주채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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