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화
몇 분 뒤에 허재열이 눈앞에 나타났다. 주차장부터 차가 막히는 바람에 늦어졌다고 했다.
강유진이 차에 오른 후, 허재열은 같이 밥을 먹자고 제안했다. 마침 식사할 시간이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강유진 씨, 뭘 먹고 싶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던 그녀는 예전에 자주 가던 가게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찍었다.
프라임캐피탈이 첫걸음을 내디뎠을 때, 하재호는 그 가게의 맞은편에 있는 낡은 건물에서 업무를 보았다.
강유진은 그의 비서로 일했고 회사의 잡일을 도맡아 했다. 하재호가 야근할 때면 물만두 가게에 가서 포장해 오곤 했다.
때로는 퇴근한 뒤에 가서 같이 물만두를 먹었다. 조금 전에 허재열이 물어보았을 때 저도 모르게 그 가게가 떠올랐다.
예전에 이 거리를 걸을 때마다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물만두 가게 옆의 나무는 높게 자라 있었다.
강유진의 프로필 사진은 바로 이 나무 아래에서 찍은 것이었다. 카메라를 등지고 서서 나무 옆의 가로등을 쳐다보는 모습을 담았다.
하재호가 찍은 사진이라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사진을 찍은 날, 하재호는 그녀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고 물었다.
강유진은 나중에 때가 되면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추억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하재호에게 전하려던 진심을 고이 묻어두었다.
다시 이 거리에 발을 내딛자 모든 것이 낯설었다. 정겨운 동네는 오늘따라 차갑게만 느껴졌다.
낡은 가게여서 그런지 안에 사람이 몇 명 없었다. 강유진은 유리창 너머로 마주 앉아서 물만두를 먹고 있는 하재호와 노윤서를 발견했다.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는 생각에 잠겼다. 하재호가 노윤서를 데리고 이곳에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허재열은 강유진을 계속 쳐다보고 있어서 가게 안에 누가 있는지 보지 못했다. 그는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강유진 씨, 무슨 일 있어요?”
그러자 강유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에요. 갑자기 물만두 말고 다른 것이 먹고 싶어졌어요.”
“알겠어요.”
허재열은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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