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화
그 순간, 강유진은 제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하재호를 몹시 이상하게 쳐다봤다.
하재호가 다시 그 말을 반복해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강유진, 내 넥타이 좀 골라줘.”
강유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어머, 하 대표님, 혹시 첫사랑한테 차이기라도 하셨어요?”
하재호는 못 들은 척하며 진열대에서 짙은 남색 넥타이를 집어 들고 강유진에게 물었다.
“이거 어때? 예전에 네가 골라줬던 넥타이들이 대부분 이런 스타일이었던 것 같은데.”
강유진은 그의 손에 들린 넥타이에서 시선을 옮겨 그의 이마에 난 상처로 향했다.
그러고는 잠시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
“하 대표님, 차 사고로 머리를 다치신 모양이네요. 병원에 가서 제대로 검사받아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늦으면 치료도 못 할 수 있으니까.”
허재열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강유진은 하재호를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다.
허재열은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곧 저녁 시간인데 같이 밥 먹으러 갈까요? 며칠 전에 입맛 없다면서 샤부샤부가 먹고 싶다고 했잖아요.”
강유진은 자기가 그런 말을 했던 것조차 기억하지 못했지만, 허재열은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허재열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트플라자에 있는 삼계탕 먹으러 가요. 재열 씨가 요즘 위가 안 좋잖아요? 좀 담백한 걸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아무거나 괜찮아요.”
허재열은 늘 강유진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강유진이 하는 말은 무엇이든 따랐다.
직원이 포장된 옷을 가져오자, 허재열은 강유진의 것까지 함께 받아 들고 그녀와 나란히 별하 스튜디오를 나섰다.
직원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저절로 감탄했다.
“정말 잘 어울리네.”
하재호는 짙은 남색 넥타이를 다시 진열대에 던져 놓았고 원래 무표정했던 얼굴에 갑자기 희미한 균열이 생겼다.
직원이 소리를 듣고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 제가 골라 드릴까요?”
하재호는 그 넥타이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문득 직원에게 덤덤하게 물었다.
“내가 그 녀석보다 못한 게 뭐죠?”
허재열은 국물을 마시고 정말 속이 편안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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