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여전히 답장은 없었다.
강유진은 그를 최근 채팅 목록에서 깔끔하게 삭제한 뒤, 집을 나서 투자 유치를 위해 계속 뛰어다녔다.
오전에 두 군데를 찾아갔지만 여전히 성과는 없었다.
점심에는 음식을 사서 병원에 있는 허재열을 보러 갔다. 그는 링거를 맞으면서도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링거가 다 비어버린 것도 눈치채지 못했고 바늘 부위에는 피가 역류하고 있었다.
강유진은 급히 다가가 처치를 도왔고 새 링거 백으로 교체한 뒤 안에 든 공기를 빼냈다.
그녀의 능숙한 솜씨에 허재열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이런 건 어떻게 할 줄 알아요?”
“엄마가 몸이 안 좋아서, 엄마를 간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어요.”
“그렇구나.”
허재열은 짧게 대답했지만 그 뒤로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랐다.
그는 전형적인 기술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서툴렀고 특히 여자와 함께 지낸 경험은 거의 없었다.
허재희는 그런 오빠를 잘 알기에 늘 여자를 어떻게 쫓아야 하는지 하나하나 가르쳐주곤 했다.
하지만 막상 허재열은 배운 걸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머릿속에서 말을 몇 번이고 굴리다가 결국 입 밖에 나온 건 업무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오늘은 순조로웠어요?”
강유진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오후에 두 군데 회사를 더 돌아봐야 해요.”
하지만 허재열의 시선은 그녀의 발뒤꿈치에 멈췄다. 하이힐에 닳아 생긴 상처가 선명했다.
그는 더 묻지 않고 호출 벨을 눌러 간호사에게 상처 치료제를 달라고 했다.
강유진은 그가 다친 줄 알고 다가와 살폈지만 곧 그가 건네는 물건이 자신을 위한 것임을 깨달았다.
그제야 발뒤꿈치가 까진 걸 알았다. 그녀의 마음은 온통 프로젝트에만 가 있었기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꼭 하이힐을 신어야 해요? 편한 신발을 신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허재열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좋은 이미지는 개인의 전문성을 높이고 고객의 신뢰를 쌓는 데도 도움이 돼요.”
“아, 그렇군요.”
허재열은 그제야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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