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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우민기는 소파에 늘어진 남자를 힐끔 쳐다보다가 모범생처럼 노트를 들고 있는 홍유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관리하기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냥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면 돼요. 무슨 일이 있으면 담당자한테 시키고요. 일을 어떻게 나누든 그건 그 사람 몫이고 형수님은 결과만 보면 돼요. 인사팀은 꽤 괜찮은 부서일 거예요. 구매팀, 재무팀, 영업팀 같은 핵심부서 직원을 자기편으로 만들면 정식으로 인수 인계받았을 때 회사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형수님이야말로 회사의 대주주니까 아무도 어떻게 할 수 없을 거예요. 지금 형수님이 쟁취해야 할 건 바로 이 절대적인 임명권인 거예요.” 홍유빈은 깨달은 것이 많았다. “고마워요. 우 사장님. 오늘은 정말 폐를 많이 끼쳤네요.” 원래 호텔에 있어야 할 홍유빈은 우민기와 함께 레스토랑에 왔는데 신시후도 있을 줄 몰랐다. ‘자기가 나한테 소개해줬으면서. 남자친구랑 함께 있는 게 싫어서 찾아온 거 아니야? 저번에 안 좋아한다고 하더니 이렇게까지 지켜보는 걸 보니 좋아하는 게 틀림없어.’ “두 분 식사하는데 방해하지 않고 먼저 갈게요.” “앉아요.” 신시후가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여자 굶기는 버릇이 없거든요.” 홍유빈은 이 말이 거북하게 들렸다. “전 배고프지 않아서요. 고마워요.” 신시후는 무심한 표정으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배고프다고 하면 배고픈 거예요.” 홍유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어쩔 수 없이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선생님까지 소개해줬는데 체면을 세워줘야지.’ 홍유빈은 신시후가 우민기를 왜 남기려 했는지 몰랐지만 누군가는 알고 있었다. 우민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형수님이랑 잠깐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질투하다니. 쯧쯧. 보니까 많이 질투한 것 같은데? 정략결혼이라면서 벌써 사랑에 빠진 거야?’ 우민기는 휴대폰만 쳐다보았다. 그러다 뭔가 흥미로운 걸 발견한 듯 단체 채팅방에 누가 올렸는지 모를 사진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이거 엘라스 호텔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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