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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이번은 홍유빈이 계민호 앞에서 결혼을 언급한 것이 두 번째였다. 하지만 계민호는 여전히 믿지 못했다. “지난번에 했던 거짓말을 또 할 필요 없잖아.” 계민호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홍유빈, 난 네가 한 말을 한마디도 안 믿어.” 홍유빈이 일어나며 말했다. “믿든 말든 그건 계 대표님 마음이고. 저를 해고하려 한다면 원하는 대로 하세요. 그러면 저는 이만 일 하러 가볼게요.” “잠깐만.” 계민호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나를 차단하지 마.” 홍유빈이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계 대표님, 저는 전 남자친구라면... 아니. 엄밀히 말하면 전 남자친구도 아니죠. 저는 지나간 사람이라면 쥐 죽은 듯이 블랙리스트에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될까요?” 홍유빈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지 않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마침 안현민이 차를 내오며 물었다. “얘기 다 끝났어?’ 홍유빈의 차가운 눈빛에 안현민은 마음 찔려서 소름이 끼쳤다. 안현민과 계민호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르지만 반 시간 뒤에 김민석이 사무실로 불려갔다가 다시 무기력한 얼굴로 돌아왔다. “왜요? 부팀장님.” 김민석은 벌떡 일어나더니 홍유빈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저한테 뒤집어씌우려고 보낸 거죠? 저를 쫓아내고 팀장 자리를 굳히려고 그랬던 거 맞아요? 대표님께서 저를 해고하겠다고 하는데 이제 만족하셨어요?” 김민석의 폭발적인 외침은 전체 사무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홍유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부팀장님을 해고하려 한다고요?” “연기 좀 그만 해요. 모를 리가 없잖아요.” 홍유빈은 안현민이 김민석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임을 바로 깨달았다. “일단 자리로 돌아가세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해고당하는 게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홍유빈이 빈정댈 줄 알았던 김민석은 그녀가 이렇게 담담할 줄 몰랐다. 그는 자리로 돌아가 집 대출금과 전업주부인 아내, 그리고 두 아이를 떠올렸다. 만약 해고된다면 이 나이에 일자리를 다시 구해도 엘라스 호텔만큼 연봉을 많이 받긴 어려웠다. 게다가 자진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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