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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정말 그런 거라면 왜 내 손녀와 혼인을 하겠다고 나선 거냐?”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곁에 서 있는 홍유빈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점점 더 창백하게 질려갔다. 신시후는 그제야 상황판단을 마쳤다. 오늘 벌어진 이 소란의 실타래가 어디서부터 엉켰는지 간파한 눈치였다. “보아하니 제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네요.” 그가 나직하게 웃었다. 낮게 깔린 그 목소리에는 나쁘지 않은 장난기가 서려 있었다. 신시후는 홍유빈의 어깨 위에 얹었던 손을 자연스럽게 그녀의 뺨으로 옮겨 길쭉한 두 손가락으로 홍유빈의 턱 끝을 부드럽게 들어 올렸다. 경악으로 물든 그녀의 눈빛을 읽어냈지만 그는 그대로 몸을 숙여 분홍빛 입술 위로 제 입술을 겹쳤다. 신시후의 입맞춤은 거부할 틈도 없이 단호하고 강렬했다. 그저 흉내만 내는 가벼운 접촉과는 차원이 달랐다. 홍유빈은 너무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이를 앙다물고 버텨보려 했으나 이내 부드럽게 밀고 들어오는 혀에 속수무책으로 입술을 열어주고 말았다. 어느새 둘의 입술에는 심장 떨리는 온기가 감돌았다. 홍유빈은 그대로 경직된 채 긴장감에 파르르 떨며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순간 모든 감각이 날카롭게 곤두섬과 동시에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차갑고 서늘한 시더우드 향이 코끝을 맴돌았다. 신시후는 입맞춤이 끝나고 몸을 살짝 뒤로 뺐지만 엄지손가락만은 여전히 붉게 달아오른 홍유빈의 뺨을 배회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김혜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여전히 그 보기 좋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할머님, 아직도 제가 남자를 좋아하는 거로 보이시나요?” 저무는 노을이 그의 날카로운 옆얼굴을 비춰 한층 더 깊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의 약지에 끼워진 결혼반지가 오렌지빛 석양 속에서 더없이 빛나고 있었다. 그 눈빛에 담긴 집요한 소유욕이 어찌나 생생한지 홍유빈조차 그 순간만큼은 그것이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김혜옥은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다가 그제야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시후야, 내가 너를 못 믿어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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