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신시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조심스럽게 홍유빈을 침대 위에 내려주었다.
“미안해요. 차를 그렇게 험하게 모는 게 아니었어요. 앞으론 절대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아주머니더러 죽이라도 좀 쑤어 오라고 할게요.”
말을 마친 신시후는 그대로 방을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온 그의 손에는 약상자 하나가 들려 있었다.
“방금 의사한테 물어보니 이걸 먹으면 좀 가라앉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는 약을 제 손바닥에 올리고 물컵을 든 채 물었다.
“내가 먹여줄까요?”
홍유빈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그의 손바닥에서 약을 가로채듯 받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는 물을 한 모금 마셔 그대로 삼켜버렸다.
“고마워요.”
신시후는 나가지 않았다. 약을 삼키는 홍유빈을 바라보는 그의 검고 깊은 눈동자가 한순간도 쉬지 않고 그녀의 얼굴을 훑었다.
그 시선이 어찌나 집요한지 홍유빈은 홧홧해지는 느낌을 애써 감추려 헛기침을 했다.
“이제 좀 쉬어야겠어요.”
홍유빈은 그의 뜨거운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작은 목소리로 웅얼대며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했다.
“아까는 시후 씨가 더럽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절대 아니에요. 단지 오늘 그게 제 첫 키스라 당황해서 그랬던 거예요.”
홍유빈의 말에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신시후의 턱선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신시후는 홍유빈의 침대 머리맡을 손으로 짚으며 몸을 숙였다. 입가에 걸린 미소는 아까보다 훨씬 깊고 짙었으며 눈빛은 한층 더 그윽해졌다.
“신기하네요, 저도 마찬가진데 말이죠.”
-
다음 날 아침, 홍유빈은 잠에서 깨어나서도 달아오른 뺨을 감싸 쥐어야 했다.
본인도 마찬가지라는 신시후의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쩍하면 연인을 갈아치운다는 그 소문 무성한 바람둥이가 사실은 순정파라는 건가?’
하지만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홍유빈이 아니었다.
그때 마침 계하린에게서 쇼핑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혼자 집에 틀어박혀 잡념에 빠지기 싫었던 홍유빈은 흔쾌히 약속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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