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4화
임민정은 옆에 있는 시각 장애인용 지팡이를 그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
원유희는 머릿속에 기억해 두었던 욕실 방향으로 지팡이를 뻗었다.
그녀는 욕실에 무사히 들어갔다.
임민정은 수프를 들고 옆에 서서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올라올 때 약을 타지 말았던 거 그랬어. 약을 넣으려니까 긴장했잖아.’
지금은 그녀와 원유희 두 사람밖에 없다. 그러니 원유희 앞에서 약을 넣어도 그녀는 볼 수 없다.
‘경험이 생겼으니 다음에는 잘할 거야.’
“사모님, 다 되셨습니까? 수프가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원유희는 욕실 문을 열고 지팡이로 짚으면서 욕실을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아직도 욕실 타월이 들려 있었다.
“사모님, 손에 든 것은 욕실 타월입니다. 수건 드릴까요?”
“아니요. 욕실 타월인 거 알아요.”
임민정은 그녀과 욕실 타월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원유희가 자리에 앉자 임민정을 수프를 들고 물었다.
“사모님, 먹여 드릴까요?”
“혼자 먹을게요.”
원유희가 그릇을 받아 숟가락으로 휘젓자 수프의 향이 코를 찔렀다.
임민정은 원유희의 입을 바라보며 수프를 먹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그녀의 숟가락이 입가에 점차 다가오는 것을 보고 됐다 싶었는데 갑자기 소리가 들려서 그녀는 깜짝 놀랐다.
“임민정.”
“네……. 네, 사모님 부르셨습니까?”
“간식 좀 가져와요. 배고파.”
“알겠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러 갈게요.”
임민정은 침실을 나와 부인이 간식을 찾는다며 복도에 있는 하녀에게 과자를 가져오라고 했다.
임민정이 돌아오자 원유희 그릇에 있던 수프가 바닥을 드러내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먹었다. 배가 많이 고픈가 보다.’
이번에 그녀가 넣은 약이 좀 많아서 다 먹으면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었다.
임민정은 뿌듯했다.
방문이 울리자 임민정은 과자를 가지러 갔고 신선한 주스 한 잔도 곁들였다.
원유희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임민정은 그녀를 도와 텔레비전을 켰다. 그러고는 문쪽으로 갔다.
욕실은 다 젖어 있었고 아주 더러웠다.
원유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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