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7화
김신걸은 아이를 내려놓고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서 놀아.”
“네! 아빠가 엄마를 챙기고 있으니 난 걱정 안 해!”
말을 마치자 아이들은 신나게 공을 차러 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는 원유희는 김신걸와의 어색한 분위기를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있어도 날카로운 시선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에게 할 말 없어?”
“무슨 말?”
원유희는 차갑게 말했다. 김신걸은 손을 탁자에 얹고 가만히 있지 못했다.
“내 전화를 끊어버린 거 말이야.”
“물어도 별일 없다고 하니 전화 요금을 아끼려고 끊었지.”
“나 대신 돈을 많이 아껴주네?”
김신걸은 어두운 표정으로 옆에 있는 과자를 입에 집어넣었다.
“어제랑 같은 과자네, 일하기 싫은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하녀가 이 말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
“다시 만들어!”
“네.”
하인은 탁자 위의 과자를 모두 치워버렸다.
김신걸의 성격은 정말 알 수가 없다. 방금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순간 버럭 하다니. 분명 전화를 끊었다는 것이 마땅치 않아 투정을 부리는 거다.
“과자 맛있어.”
“그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아도 돼.”
“......”
“내일 시간 있으니 산책하러 나가자.”
“아니야, 보이지도 않는데 나가기 싫어.”
원유희는 일어나 옆에 있는 지팡이를 짚어들었다.
“그만 가봐.”
김신걸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순간 모든 공기마저 차가워진 것 같았다.
김신걸은 더듬더듬 걸어가는 원유희를 와락 안았다.
“아......”
그녀의 손에 있던 지팡이가 떨어졌다.
“뭐 하는 거야? 혼자 갈 수 있어.”
“이 속도로 언제 도착하겠어?”
속도가 느리다고 투덜거리니 원유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확실히 그렇다. 어전원이 너무 커서 정상적으로 걸어가는 것도 오래 거리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는 더욱 오래 걸릴 거다.
세 아이는 엄마의 지팡이를 주워 들고 아장아장 쫓아갔다.
다음날, 원유희는 김신걸과 함께 나가기 싫어 집에 있었다. 그에게 떨림을 느낄 때부터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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