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4화
“너는 내가 임신했다고 말하지 않을 거지?”
엄혜정이 말했다.
“집에 여자 숨겼다고 말할 건데.”
육성현은 서재의 좌석에 기대어 아무렇지 않게 긴 다리를 꼬고 말했다.
“이건 그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가 안다고 해도 아무런 방법이 없을 거라고. 다만 내가 귀찮은 걸 싫어해서 그러는 거야.”
“아이를 없애버리면 더 귀찮지 않을 거 아니야?”
엄혜정이 말했다.
“늙다리를 죽이면 죽였지 아이는 절대 없앨 수 없어.”
엄혜정은 육성현의 잔인함에 놀라 그와 계속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만 쉴 게.”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어두워지는 하늘을 한 눈 보고 몸을 돌려 돌아갔다.
‘내가 육성현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혈육의 정 앞에서 그는 아주 냉혹했다. 자신의 양부모인 육원산마저도 그의 눈에선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굳이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뭘 가?’
엄혜정은 그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아이를 어떻게 교육하는지 알긴 아냐고.
‘빈민가처럼 복잡한 곳에서 자란 사람이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사랑인데…….’
엄혜정은 육성현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먼저 움직이지 않고 별장 주위를 자세히 살폈다.
수상한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육성현이 돌아오지 않은 3일째 밤에 달빛을 빌어 2층에서 내려갔다.
이런 것들을 넘는 건 그녀에게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았다.
벽에서 뛰어내린 후, 엄혜정이 막 도망가려고 하는데 한 줄기의 빛이 엄혜정의 몸에 비쳤다. 손을 들어 눈을 막은 엄혜정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형수님, 밤에 안 주무시고 여기서 뭐 하세요? 달구경해요?”
엄혜정은 손을 내려놓고 건달 같이 웃으며 걸어오는 최광영을 보았다. 그의 뒤에는 두 남자가 더 있었다.
엄혜정은 실패했다는 걸 알았다.
별장 안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별장 밖에서 누군가가 지키고 있을 줄은 몰랐다.
나가기만 하면 바로 잡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엄혜정은 육성현이 알게 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설사 정말 도망가려다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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