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6화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엄혜정은 놀라서 다시 일어났다.
그녀는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이젠 소리가 조금 나도 그녀의 신경이 곤두서고 예민해졌다.
침실로 들어가 손에 양복을 들고 있는 육성현은 온몸에 먹구름이 낀 것처럼 음흉했다.
엄혜정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한기가 한층 더 해진 것 같았다.
‘지난번엔 육성현이 낮에 와서 하마터면 그녀를 죽일 뻔했는데, 오늘은 왜 밤에 왔을까?’
육성현이 침대옆으로 걸어갈 때 엄혜정은 그의 몸에서 나는 술냄새를 맡았다.
공기 중엔 위험으로 가득 차있었다.
엄혜정은 경계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그래요?”
“난 당신 보러 온 건데, 문제가 있나요?”
육성현은 마치 난입한 짐승처럼 호박색 눈동자에 공포스러운 빛을 띠었다.
엄혜정은 그가 자신을 보러 왔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육성현은 외투를 침대 끝에 던져놓고 앉았다.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 앞의 빛을 거의 다 가려버렸다.
“염가에서 식사자리를 마련한다고 하는데 당신도 같이 가요. 어때요? 좋아요?”
엄혜정은 이해할 수 없어 물었다.
“왜 나를 데려가려는 거예요?”
“당신 조영순이랑 사이가 좋잖아요.”
엄혜정은 화가 나서 숨을 헐떡이며 욕했다.
“당신 정신 나갔어요?”
그리고 몸을 돌려 침대 반대편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그를 멀리해야만 안전할 것 같았다.
육성현은 꼼짝도 하지 않고 새장 속의 새가 발버둥 치는 걸 보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 마리의 새 같이 힘이 없는 그녀가 어떻게 내 손바닥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염가에서 과연 식사만 하려고 불렀을까요? 설마 당신이 결혼을 취소하려고 날 데리고 가려는 건 아니겠죠? 날 방패로 삼으려는 거 아니에요?”
육성현의 눈빛이 포악해졌다.
“그래도 당신은 꼭 가야 해요!”
“나 안 가요!”
“그건 당신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육성현은 일어나서 샤워하러 욕실로 갔다.
하지만 방 안의 공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욕실에서 전해오는 물소리는 심란한 그녀에게 압력만 격화시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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