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3화
염군은 밖에서 접대가 있기 때문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식탁의 주인은 조영순과 염정은뿐이었다.
조영순이 말했다.
“음식이 다 나왔으니 앉아서 먹자!”
자기한테 말한다는 걸 알아챈 엄혜정은 다소 의외였지만 거절했다.
“감사합니다. 저는 좀 늦게 먹을게요.”
그녀는 진작부터 가정부노릇하러 온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로 손님대접받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앉으라면 앉아, 우리 숙모의 말을 무시하는 거야?”
염정은이 그녀를 무시하며 말했다.
그녀는 육성현이 대체 엄혜정의 어디를 좋아하는지 알 수 없었다.
엄혜정은 의자에 앉았다. 다른 가정부들이 그녀에게 그릇과 젓가락을 가져다주었다.
“감사합니다.”
염정은은 엄혜정이 고맙다고 하자 얼굴에 경멸의 기색을 드러냈다.
‘가정부에게 고맙다니, 누가 천하다는 걸 모를까 봐 그러나.’
엄혜정이 음식을 한 젓가락 먹자마자 조영순이 말했다.
“내일부터 하루 세 끼는 모두 네가 책임져.”
엄혜정은 멍해졌다.
“나 혼자요?”
“그럼 뭐 밥 먹이려고 데리고 온 줄 알아?”
조영순이 되물었다.
엄혜정은 침묵했다.
‘당분간은 참자. 때가 되면 바로 여기에서 나가 세인시를 떠나면 되니까.’
그리고 식사할 때 엄혜정은 조영순과 염정은의 대화를 통해 염민우가 본업에 집중하지 않고 미녀와 데이트하러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쩐지 안 보이더라니. 하긴, 염민우가 내가 여기서 가정부노릇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서로가 난처해지겠지? 그러니까 안 나타나는 게 더 나은 것일 수도 있어. 그리고 육성현이 날 계속 여기 있게 하지 않을 거야. 굴욕을 다 받고 나면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가 자유를 박탈당해야 하거든.’
엄혜정은 다음 날부터 하루 세끼를 책임졌다.
아침에 염군은 엄혜정이 가정부의 일을 하는 걸 보고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결국 말을 하지 않았다.
엄혜정은 염씨 저택에서 하루 세끼만 책임지는 게 아니라 다른 잡다한 일도 해야 했다.
그래서 하루가 끝나면 엄혜정은 지쳐 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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