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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바보 같은 여자라고 말해야지.” 육성현이 한마디 덧붙였다. 육성현은 똑똑하지 않은 여자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옆에 앉아서 말했다. “내일 퇴원해.” “퇴원해도 돼?” 엄혜정은 기뻐서 말했다. “드디어 퇴원이야. 여기서 심심해 죽는 줄 알았어.” 육성현은 엄혜정의 진심 어린 표정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집에 가서도 침대에서 내려오면 안 돼.” “그래도 병원에 있는 것보다 나아.” 엄혜정이 말했다. 병원에 있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본인만 알고 있었다. “매일 널 돌보는 사람도 아무 말하지 않았는데 넌 환자로서 요구가 아주 많구나.” 육성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기분 나쁘면 여기 있어도 돼. 난 강요하지 않았어…….” 엄혜정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육성현은 침대 옆으로 가서 앉아 호박색 눈동자로 엄혜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언제 기분 나빴다고 그래? 난 기분 좋은데.” 말하면서 엄혜정의 부드러운 입술을 깨물고 빨갛게 변해서야 놓아주었다. 엄혜정은 호흡이 흐트러져 시선을 떨구고 말을 하지 않았다. 엄혜정은 육성현의 이런 행동이 무슨 뜻인지 자신을 사랑해서인지 아니면 그를 위해 총알을 막아준 게 고마워서 그러는지 몰랐다. “이렇게 빨리 사랑하진 않을 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자. 때가 되면 그때 빠져나가는 거야.” “무슨 생각해?” 육성현의 뜨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야. 그럼 오늘 퇴원할까? 어차피 오늘이나 내일이나 다를 게 없는 것 같은데.” 엄혜정이 요구했다. “내일 해.” 육성현은 엄혜정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이튿날 오전에 수속을 밟고 퇴원했다. 엄혜정은 육성현에게 안겨 차에 올라 호화주택으로 돌아갔다. 도착하자 육성현이 침대까지 엄혜정을 안고 가서 눕혔다. 엄혜정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조영순에게 퇴원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어? 그러면 데리러 갔을 텐데.” 엄혜정은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자기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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