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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엄혜정은 가드레일에 서서 아래의 경찰들이 시체를 파내 부대에 넣고 육성현과 소통하고 있었다. 들리지 않아도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모든 죄명을 안미옥의 머리에 덮어 씌우겠지. 하긴, 확실히 안미옥이 죽인 것이긴 하지.’ 육성현이 고개를 돌려 2층을 보자 엄혜정은 시선을 거두고 몸을 돌려 침실로 돌아가 소파에 넋을 잃고 앉아있었다. 지금 엄혜정보다 더 우울하고 초조한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엄혜정은 정말 잠시도 여기에 있기 싫었다. 잠시 후 방문이 열리자 육성현이 침실로 들어가 엄혜정의 곁에 앉아 엄혜정의 어깨를 안고 자기에게로 당겼다. “왜 그래? 다 처리했어?” “안미옥이 감당하면 돼. 걱정 마, 안미옥은 괜찮을 테니까. 기껏해야 병원에서 좀 더 신경 써서 지키겠지.” 엄혜정은 참지 못하고 육성현이 이런 말을 할 때 무슨 표정인지 보았다. 하지만 마치 점심에 무엇을 먹었는지 말하듯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엄혜정은 육성현이 너무 무섭게 느껴졌다. ‘육성현은 존재해서는 안 될 악마보도 더 무서운 괴물이야.’ 엄혜정은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머리를 육성현의 어깨에 기댔다. “그럼 됐어.” 육성현이 샤워하는 틈을 타서 엄혜정은 조영순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정이 죽었어요. 안미옥이 육성현의 저택에서 죽인 거예요.” “뭐라고?” 조영순은 놀라서 말했다. “안미옥은 정신병 환자인데 서정이 듣기 거북한 말을 하자 죽였나 봐요.” 엄혜정은 반만 사실대로 말했다. ‘이 일은 반드시 엄마에게 말해야 해. 그래야 어떤 상황이 생겨도 대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아빠가 따진다면…… 과연 따질까?’ 다음날 엄혜정은 염씨 저택에 가서 네 식구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조영순은 엄혜정을 서재에 끌고 가서 물었다. “너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해. 정말 그렇게 간단한 거야?” 엄혜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엄마는 왜 이렇게 똑똑해요? 정말 엄마한테 아무것도 못 속이겠어요.” 조영순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서정이 육성현의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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