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6화
난처한 상황에서 벗어난 윤설은 바로 육성현의 말에 반응했다.
“네, 아저씨, VIP 석을 미리 준비해 놓을게요.”
마음속의 불쾌함을 감추고자 내심 애쓰고 있었다.
‘이렇게 급히 돌아가려는 것은 원유희와 함께 있고 싶은 거겠지?’
그녀는 김신걸이 남아주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결정에 왈가왈부할 수 없다.
식사를 마치고 그는 일찍이 자리를 떴다.
윤설이 말했다.
“아저씨, 신걸이 언제 A시에 왔어요?”
“어제 오전에……. 몰랐어?”
육성현은 손에 와인잔을 들고 물었다.
“요즘 바빠서 만나지도 못했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유희 씨가 교통사고 났다고 말씀드렸었잖아요. 그 일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했어요.”
윤설이 말했다.
그녀는 육성현을 이용하여 김신걸과의 관계를 만회하려고 했다.
육성현은 자신이 윤정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니 오늘 저녁 식사에 자신을 초대할 수 있었겠지? 그것도 김신걸과 함께 한 자리에…… 이는 명백히 그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신걸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데…….”
윤설은 슬프고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
“아저씨, 저 좀 도와주세요. 저는 신걸이 없으면 안 돼요. 유희 씨는 그래도 애가 셋이나 있잖아요!”
“남의 애정전선에 내가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설아가 우세한 거 같은데…… 신걸이도 너에게 매정한 거 같지는 않두만…….”
육성현은 뜨뜻미지근하게 말했다.
“저도 신걸이가 저한테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아요. 삼둥이가 없었더라면, 저는 지금쯤 이미 신걸이와 결혼했겠죠.”
윤설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녀의 엄마도 남자의 약점은 애라고 말했었다.
하필 그녀는 없었다.
“사람은 말이야, 목숨이 붙어있는 한 늘 기회는 있단다.”
육성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일어나 떠났다.
“있다가 시간 맞춰 갈게.”
윤설은 육성현이 식당 입구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육성현의 한 말은 그녀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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