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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다음 날 오후, 은성미는 짐을 다 정리하고 집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곧바로 이혼 서류를 받으러 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주경진이 강아림과 함께 갑자기 들이닥쳤다. 그의 얼굴에는 그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급함이 어려 있었다. “선생님께서 네가 점심에 주호영과 주민영을 데려갔다고 하던데?” “뭐라고요?” 은성미는 순간 얼어붙었다. “아니에요.” 주경진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선생님께서 네가 학교에 전화해서 애들을 집에 데려갔는데 지금까지 학교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셨어!” 강아림이 달려들며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은성미 씨, 제가 경진 씨와 함께 아이들의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으셨던 걸 알아요. 혹시 아이들을 숨기신 건가요?” “은성미!” 주경진이 손바닥에 힘을 주는 바람에 은성미는 손목이 아팠다. “아이들이 아람이를 좋아하고 친하게 지내서 네 지위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잖아. 왜 그런 수단을 쓰는 거야! 아이들을 어디에 숨겼어!” “제가 그런 거 아니에요.” 은성미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마음이 불안해진 그녀는 목소리도 다급해졌다. “전 학교에 전화하지도 않았고 아이들을 데리러 가지도 않았어요. 혹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요?” 주경진은 그녀를 유심히 바라봤다. 그녀가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찾아! 나는 경찰에 신고할게.” 그는 강아림의 손을 잡고 서둘러 내려갔다. 두 사람은 입구에 주차된 주경진의 차에 올라 재빨리 떠났다. 은성미도 다급하게 뛰쳐나왔다. 그녀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손발이 후들거려 거의 서 있을 수도 없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자신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주변 이웃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아이들을 찾았고, 자전거를 타고 두 형제가 평소 다니던 곳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름을 끊임없이 불렀다. 그녀의 세계는 갑자기 색을 잃고 텅 비어버렸다. 머릿속에는 오직 두 아이의 모습뿐이었다. 태어났을 때의 모습, 말을 배우던 모습, 걸음마를 떼던 모습,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하던 모습... 그들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고, 불효해도, 그녀가 더는 그들을 사랑하지 않기로 했더라도 그녀는 아이들의 어머니였다. 아이들과의 관계를 끊고 싶었지만 그들이 여생을 순탄하게 보내기를 바랐다. 은성미는 눈물을 흘리며 몸을 떨었다. 계속해서 자전거를 몰며 아이들을 찾아다녔다. 한 바퀴를 돌고 난 그녀는 교외의 숲으로 가 강가를 따라 오랫동안 헤맸다.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난 후 그녀는 온몸이 땀으로 젖어 지쳐서야 브레이크를 잡고 돌아섰다. 돌아가 봐야 했다. 자전거가 문 앞에 멈췄을 때 집 안은 불이 환했고, 주호영과 주민영의 웃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은성미의 마음이 갑자기 안정을 찾았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차갑고 마비된 손발을 움직여 문을 밀고 들어갔다. 분위기가 얼어붙더니 그릇이 그녀의 발밑에서 깨져나갔다. “은성미! 무슨 낯짝으로 돌아온 거야!” 주호영과 주민영은 강아림 뒤에 숨었다. “아림 이모가 우리를 지켜줬어요! 엄마가 일부러 우리를 가둬놓고 다시는 못 보게 한다고 했어요!” “뭐라고?” 이 말은 천둥처럼 그녀의 머리를 내리쳤다. 은성미는 머리가 윙윙거리며 귓가에 날카로운 폭발음만이 들려왔다. 그녀는 멍하니 주호영과 주민영을 바라봤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엄마잖아요!” 주호영이 그녀를 가리켰다. “엄마가 점심에 우리를 데리고 서쪽 교외의 폐기된 창고에 가둬놓고 우리가 잘못했다고 인정하기 전까지는 내보내 주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주민영이 허리에 손을 짚었다. “엄마는 앞으로 아림 이모랑 같이 지내지 말라고도 했고, 아빠는 엄마 혼자만 가져야 한다고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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