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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송인서는 누구보다 계산적인 사람이다. 고태빈이 파산 직전이라면 그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도 바로 그녀였다. 그런 송인서였다면 당연히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이혼하고 더 좋은 남자, 더 탄탄한 집안으로 다시 들어가라.’ 그게 그녀의 방식이었으니까. 박해은은 그녀의 반응을 떠보듯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엄마... 그래도 저는 이혼하고 싶어요. 태빈 오빠랑은 정말 안 맞아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인서의 표정이 돌처럼 굳었다. “안 돼! 박해은, 똑똑히 들어. 너랑 태빈이 사이에 이혼은 절대 없어.” 박해은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왜요? 이혼하고 더 좋은 집안으로 가는 게 엄마한테도 더 좋은 거잖아요? 엄마도 예전에 저보고 우민 씨랑 잘해보라고 하셨잖아요. 그 사람은 어릴 때부터 저 좋아했고 제가 아이 있어도 괜찮다 했어요. 저... 우민 씨, 확실히 잡을 자신 있어요.” 그러자 송인서는 거의 울부짖듯 소리를 질렀다. “박해은, 네 현실부터 좀 봐! 태빈이랑 이혼하면 넌 버려진 여자야. 그것도 남의 자식까지 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그런데 신씨 가문에서 널 받아줄 거라 생각해? 게다가 신우민은 그냥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일 뿐이야! 상속은 형이 다 가져가고 본인은 맨날 놀고먹는 인생인데 그런 사람을 잡아봤자... 무슨 미래가 있겠어?” 박해은의 얼굴에 답답함과 의문이 번졌다. “그럼... 왜 꼭 태빈 오빠여야 해요?” “이유는 없어. 어쨌든 너희 둘은 이혼하면 안 돼. 원수가 되든 뭐가 되든 그냥 같이 묶여 있으란 말이야. 네가 내 허락도 없이 이혼이라도 했다간 즉시 박씨 가문에서 제명할 거야. 그 순간부터 너랑 나, 그리고 박씨 가문은 일절 상관없는 사람이 되는 거고.” 그것은 차갑디차가운 경고이자 절대적인 명령이었다. 송인서는 그 말을 남기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힌 뒤, 박해은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엄마가 왜 저렇게까지 막는 거지? 이혼 안 하면 난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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