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화
박해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 지금은 오빠랑 이혼 안 해. 하지만 언젠가는 꼭 할 거야. 그러니까 지금부터 마음의 준비나 해둬. 그때 가서 나 붙잡을 생각은 하지도 말고.”
그 말은 사실상 예고장이었다.
박해은은 이미 알고 있었다. 고태빈의 능력으로는 다시 일어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걸.
그래서 더 이상 감정을 소모할 이유도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 이유도 없었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이혼하지 않는 이유는 송인서가 왜 그렇게까지 이혼을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분명 뭔가 있겠지. 삼촌 쪽이랑 얽힌 문제일 수도 있고...’
몇 가지 추측이 스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 결혼을 붙잡을 생각은 단 한 톨도 없었다.
...
장경희의 얼굴은 분노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이 나쁜 계집애! 우리 집안 말아먹고도 아직도 뻔뻔하게 남아 있어? 꺼져! 지금 당장 나가!”
박해은은 오늘 아이를 데려오지 않았다.
그래서 몸싸움이 벌어지든 말든 더는 물러설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장경희를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저기요, 할망구. 여기가 누구 집인지 알고 떠드는 거예요? 지금 꺼지라는 말... 저한테 하는 거 맞아요? 이 집은 제가 결혼 전에 제 돈으로 산 집이거든요? 이혼하든 말든 이 집은 당신들과 단 한 푼도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나가야 할 사람은 당신들이죠. 현실 좀 보세요. 제가 받아주지만 않았으면 지금쯤 길바닥에서 자고 있었을걸요? 당신네 가족, 지금 솔직히 말해서 길거리에 떠도는 들개랑 뭐가 달라요?”
그때, 고태빈이 벌떡 일어나더니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손을 내질렀다.
찰싹!
너무 강하게 맞은 탓에 박해은의 귀에서는 ‘웅’ 하는 이명이 울렸다.
충격이 워낙 커서 잠시 시야까지 흐려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녀는 금세 정신을 가다듬고 냉정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오빠가 무슨 자격으로 나를 때려? 오빠는 아직도 자기가 수천억 굴리던 회사 회장인 줄 착각해? 지금 오빠 수준은 길거리에서 배달하는 사람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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