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화
“고태빈, 내려와. 죽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하나도 없어. 네가 죽으면... 네 어머니는? 나율이는? 다들 어떻게 하라고.”
그 말에 난간을 움켜쥔 고태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목이 메어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규영아... 나 끝났어. 정말 끝이야... 너무 괴로워. 더는 못 버티겠어...”
서규영은 한 걸음 더 다가서며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죽이고 싶은 건 네 목숨이 아니라 고통이야.”
그 한마디에 고태빈의 난간을 꽉 움켜쥐었다.
“내 말 틀렸어? 고태빈... 사실 너도 죽기 싫잖아.”
그는 서규영이 던진 말에 반박하지 않고 눈을 피하며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끝없이 가라앉은 어둠은 마치 자신을 삼키려 입을 벌린 심연 같았다.
사실 고태빈의 머릿속에서는 옥상에 올라섰던 그 순간부터 두 개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대립하고 있었다.
“뛰어내려, 여기서 끝내.”
“아니야... 아직은, 아직은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살아남아 다시 마주해야 할 현실 또한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난... 이제 아무것도 없어. 남은 건 빚뿐이야. 갚을 방법도 없고 희망도 없어. 다시 일어설 자신도 없고...”
그리고 그는 마침내 마음속 깊이 숨겨두었던 죄책감을 꺼내놓았다.
“내가 가장 후회하는 건 너에게 상처 준 거야. 다시 기회가 있다면 널 절대 놓치지 않았을 거야... 규영아, 이렇게라도 마지막에 널 볼 수 있어서 난 그래도 운이 좋은 사람 같아.”
“야, 고태빈! 넌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나는 네가 일어설 수 있다고 믿어!”
서규영은 알고 있었다. 고태빈이 겉으로는 냉정해 보여도 사실은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사업 초창기, 그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서규영의 응원 덕분에 다시 일어섰다.
하지만 그의 강점은 어떤 고생도 버텨낼 수 있고 누구보다 실행력이 빠르다는 거다.
고태빈 역시 그 사실을 떠올린 듯 눈동자에 아주 희미한 빛을 띠었다.
“넌 정말... 내가 다시 일어설 거라고 믿어?”
“응, 믿어.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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