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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서규영은 인파를 가르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가장 바깥에 서 있던 박시형과 눈이 마주쳤다. 차갑게 굳은 얼굴, 얼음장처럼 식어버린 눈빛... 서규영은 살아오며 단 한 번도 이런 그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박시형은 아무 말도 없이 돌아가 버렸다. 서규영도 곧바로 뒤따라가려 했지만 팔목이 고태빈의 손에 붙잡혀버렸다. “규영아,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결국 그녀는 그를 쫓아가지 못한 채 고태빈과 함께 근처 카페로 들어갔다. 고태빈은 자리에 앉자마자 그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요즘 자신이 겪은 일들, 박해은의 변심, 장경희의 끝없는 간섭, 고나율의 철없는 행동까지... 말이 이어질수록 그의 표정은 일그러졌고 이내 감정이 무너져 흐느끼기 시작했다. “나 같은 인간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겠어. 규영아, 너한테 버림받은 건... 내 인생에서 가장 제대로 된 일이었어. 난 처음부터 너 같은 사람 옆에 설 자격도 없었어. 지금 이 꼴이 된 건 전부 내 업보야. 죄다 내 잘못이고.” 그는 자신을 끝없이 깎아내렸다. “솔직히 인정하기 싫었거든.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게 다 너 덕분이라는 거. 그걸 인정하면... 내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아서. 그 말도 안 되는 체면 때문에 결국 이렇게 된 거야.” “이제라도 깨달았잖아, 그러니까 끝난 게 아니야. 사람 인생은 생각보다 많은 실수를 허락해. 모든 걸 부정할 필요 없어. 넌 충분히 똑똑했고 열심히 살아왔어. 그거면 다시 일어설 수 있어.” 고태빈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는 잠깐 아무 말 없이 서규영을 바라보았다. “규영아, 우리... 혹시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을까?” 그 질문에 서규영은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이미 끝났어. 네가 찾아야 할 건 나도 과거도 아니야. 새로운 인생이지.” 고태빈은 체념이 스친 얼굴로 조용히 미소 지었다. “알아. 그냥...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싶었어. 난 네가 정말 행복하길 바라,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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