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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육경민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억지웃음을 지으며 겨우 입을 열었다. “정말... 티 하나도 안 나네요.” 그때 룸의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어진 건 너무 익숙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듣기 싫은 이름이었다. “시형이 왔네?” ‘시형이?’ 방금 복도에서 들려왔던 그 목소리, 공기 속을 스치듯 울리던 차갑고도 아름다운 이질적인 음성... 하지만 그것은 육연우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가 이 자리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과도 맞지 않았다. 결국 가능한 결론은 하나였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육연우가 아니다. 서규영은 문가에 서 있는 박시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금의 그는 마치 온몸에 짙은 흙빛 베일을 두르고 있는 사람 같았다. 표정 또한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박시형이 미동도 없이 서 있자 육연우가 먼저 그에게 다가갔다. 그제야 박시형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 돌아왔네?” 육연우는 기다렸다는 듯 그의 팔을 자연스럽게 끼었다. “응. 이제. 넌 나 보고 싶진 않았어? 난 엄청 보고 싶었거든.” 그는 말없이 웃음으로만 답했다. 육연우는 그를 사람들 앞에 데리고 나와 한 명씩 소개하기 시작했다. 영화감독, 제작자, 해외 인사들... 그러다 시선이 구석에서 초콜릿 무스를 먹던 두 사람에게 멈췄다. 박시형은 천천히 그들 쪽으로 걸어오며 물었다. “이분은 누구야?” 육연우가 대신 답했다. “이분은 규영 씨. 경민이 회사 동료야. 근데 너... 자기 회사 직원 얼굴도 몰라?” 육경민은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뭐야? 모른다고? 예전에 섀도우의 선배님이 왔을 때도 얼굴을 봤고 지금은 마일 테크 기술팀 팀장인데? 직접 임명해 놓고 모른다고?’ 하지만 박시형의 눈은 진심으로 묻고 있었다. “경민 씨가 아무나 소개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단순한 말 같지만 서규영은 그 안에 숨은 의미를 즉시 읽어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박시형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아무런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옆에서 육연우가 분위기를 살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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