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서규영은 문득 깨달았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박시형의 반응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그 순간 장경희는 곧바로 표정을 바꿨다.
“서규영, 너 정말 우리가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 거야? 가족이었는데?”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이제는 상종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 서규영은 조용히 돌아서려 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장경희가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 서규영의 다리에 매달렸다.
그리고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여러분 보세요!! 이게 바로 우리 집 불효 며느리예요!! 제가 죽을병 걸려 며칠도 못 산다는데 버리고 가요!! 우리 아들이 잘나갈 땐 귀하게 대접하고 망하니까 내치고!! 세상에 이런 독한 년이 어딨어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수군거림, 손가락질, 비난의 시선들이 몰려왔지만 서규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미 수없이 겪어 본 일이라 지금의 그녀는 그저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장경희가 그녀의 다리를 붙잡은 채 온몸으로 버텨 떼어낼 수가 없었다.
그녀의 곁에 서 있던 고나율은 창피하다며 도망치듯 사라졌다.
서규영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경찰을 부를까? 아니면 오빠에게...’
그때, 어디선가 한 남자가 거의 날아오듯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 주저 없이 장경희를 발로 걷어찼다.
“으악!”
장경희가 바닥에 나동그라지는 동시에 그 남자는 서규영의 손목을 낚아챘다.
“뛰어요!”
서규영은 상황 파악도 안 됐는데 몸이 먼저 반응했다.
둘은 그대로 달렸다.
하지만 밖은 더 혼란스러웠다.
병원 정문 앞 수십 명의 기자들이 플래시를 터뜨리며 몰려오고 있었다.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 같았다.
남자는 서규영의 손을 붙잡고 화단 옆 비상 통로로 몸을 틀었다.
그렇게 둘은 주차장까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달려갔다.
...
빨간색 페라리 앞에 멈춰 선 그는 조수석 문을 열며 말했다.
“얼른 타요.”
서규영은 그를 경계하듯 바라보았다.
누군지도 모르겠고 왜 돕는지도 몰랐다.
“타기 싫으면 그대로 있어요. 조금 뒤면 기자들이 달려와서 이혼이니 임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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