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화

그 순간 서규영은 발걸음을 멈칫했고 마치 발이 땅에 단단히 박힌 것처럼 움직일 수 없는 기분이었다. “지용 씨... 내 보고서 봤어요?” 서규영이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 그러자 성지용은 대수롭지 않은 듯 피식 웃었다. “네. 미안해요. 봤어요.” 순간 서규영의 눈에 경멸의 눈빛이 스쳤다. “그 사람... 누구예요?” 그러나 서규영은 대답 대신 성지용의 위선을 꿰뚫으려는 듯 날카롭게 되물었다. “나한테 접근한 이유가 뭐죠?” 지금 이 순간 서규영은 왠지 모를 불길한 기운을 느꼈고 성지용이 뭔가 속셈이 있는 건 분명했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지용과 서규영은 이전에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니 눈빛을 보고 생각을 읽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성지용은 달콤한 소스에 버무린 탕수육 한 조각을 입에 넣고 만족스럽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맛이... 끝내주네요.” 그 모습에 서규영은 눈살을 찌푸렸고 성지용은 여전히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말했다. “앉으세요. 내가 다 얘기해 드릴게요.” 결국 서규영은 그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그녀의 표정은 단호했고 눈빛은 날카로웠다. “지금 바로 말해줘요.” 그러자 성지용은 한숨 섞인 미소를 띠었다. “너무 그렇게 긴장하지 마세요. 나 규영 씨한테 나쁜 마음 없어요. 오히려 좋아해요.” 그 말에 서규영은 눈을 반쯤 가늘게 뜨며 물었다. “지용 씨가 말하는 그 사람... 혹시 내 남편 박시형 씨를 말하는 거예요?” 서규영은 아무리 생각해도 박시형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자 성지용은 호탕하게 웃으며 답했다. “규영 씨 임신했는데 왜 그 사람한테 말 안 한 거예요?” 역시 그랬다! 서규영은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눈앞의 남자를 경계하며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이건 우리 부부 사이 일인데...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순간 성지용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당연히 저랑 상관있죠.” 그 말에 서규영은 드디어 실마리가 잡히는 듯했다. 성지용은 분명 박시형 때문에 자신에게 접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