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화
서규영은 가만히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비록 박시형과의 결혼이 계획대로 그가 꾸민 함정 속에서 시작된 관계였지만 그녀는 이 결혼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1년이라는 약속으로 이미 마음속에서 대비책을 세워두었던 터였다.
그동안의 두 달은 의외로 즐거웠다.
처음 느껴보는 편안함과 아무 걱정 없는 일상.
그리고 박시형에 대해 마음이 조금은 흔들린 적도 있었고 서규영 자신도 솔직히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박시형이 보여준 모습은 겉치레였고 실제 그는 자신이 아는 사람과는 너무 달랐다.
그래서 서규영은 속으로 다짐했다.
삶에는 사랑 말고도 지켜야 할 것들이 많고 사랑은 이제 더 이상 그녀 인생에서 중심이 될 수 없었다.
“성지용 씨, 이건 우리 부부 사이의 문제예요. 아이 문제도 결국 제가 기회가 되면 박시형 씨에게 말할 겁니다.”
서규영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외부인에게 자신의 삶과 부부 문제를 약점으로 삼게 두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지용 씨, 육연우 씨와 관련된 일... 우리 바깥사람들이 끼어들 수는 없지만 한마디는 해두고 싶네요.”
서규영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성지용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유치한 방식으로 상대에게 복수할 필요는 없어요. 육연우 씨가 진심이었고 아직 성지용 씨를 사랑한다면 그런 행동은 육연우 씨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뿐이고... 그렇지 않다면 지용 씨가 하는 일은 단지 웃음거리에 불과합니다. 알겠죠? 여기서 끝이에요. 잘 생각하시길 바라요.”
말을 마친 서규영은 손에 들고 있던 보고서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고 성지용은 식탁 위에 남은 음식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생선 한 점을 집어삼켰다.
“젠장, 요리 실력이 진짜... 대단하네.”
서규영는 그대로 회사로 향했고 업무에 몰입하자 시간은 금세 흘러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무실에는 아무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모두가 진심으로 이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동료들...
서규영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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