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화
차는 점점 속도를 냈다.
마치 표범이 먹잇감을 향해 돌진하듯 날카롭게 그리고 거침없이.
박시형은 분명 알고 있을 터였다.
차가 몸에 부딪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부서지고 산산조각 날 게 뻔했다.
서규영은 박시형이 발을 피할 거라 확신했다.
죽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서규영의 시선은 박시형에게 고정됐고 박시형 또한 마찬가지였다.
결연한 눈빛과 피로 물든 눈가 그리고 냉정함이 미쳐버린 사람처럼 서린 얼굴.
그도 분명 도박을 하고 있었다.
서규영이 정말 차를 몰고 돌진할 수 있을지.
둘은 마치 두 명의 죽음 앞의 도박사 같았다.
한쪽은 자신의 자유를 걸고 한쪽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짧은 몇 초였지만 서규영에겐 시간이 멈춘 듯 느껴졌다.
머릿속은 텅 빈 상태였고 핸들을 쥔 손가락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으며 손바닥은 땀으로 범벅되어 있었다.
차의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직선으로 박시형을 향해 돌진했다.
박시형은 정말 미친 걸까?
서규영 역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오늘 밤 이대로 나가지 못하면 그녀의 운명은 완전히 다른 길로 접어들 테니까.
서규영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이 남자가 자신의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서 있는 걸.
그렇게 아끼는 육연우를 위해서라면 이렇게까지 미쳐버릴 수 있는 걸까?
박시형이 죽으면... 육연우는 어떻게 되지?
서규영은 숨을 깊게 몰아쉬고 치아를 꽉 깨물었다.
그 순간 그녀는 시간이 한순간처럼 느껴졌다가 또 길게 늘어난 것처럼 느껴졌다.
차는 대문까지 50미터, 30미터...
서규영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고 차는 계속 앞으로 날아갔다.
“박시형.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 거야?”
입술을 깨물어 피가 맺히며 입안에는 피 냄새로 가득했고 박시형의 얼굴은 점점 가까워졌다.
게다가 오늘의 달빛은 유난히 밝았고 서규영은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왜 하필 오늘은 달빛이 이렇게 선명한 걸까.
덕분에 박시형의 얼굴은 물론 표정까지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박시형의 표정은 침착 그 자체였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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