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1화
정원 안에는 무성하게 피어 있는 장미는 달빛 아래 붉은빛을 띠며 아름답고도 요염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차량이 관성에 의해 한동안 미끄러지듯 나아가며 수많은 장미들이 짓밟혀 부서졌다.
서규영은 핸들에 엎드린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미친놈, 진짜 미쳤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 서규영은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머릿속에는 박시형의 모습이 떠올랐다.
단 한 걸음만 더, 정말로 단 한 걸음만 더 가까웠더라면 박시형을 들이받을 뻔했다.
그런데 박시형은 전혀 피하려 하지 않았다.
정말로 자신의 목숨을 아랑곳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서규영이 결국 마음을 바꿀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걸까?
서규영은 속으로 화가 났다.
박시형에게 확실히 졌다.
하지만 박시형을 이기겠다고 정말로 그를 치어 죽일 수는 없었다.
박시형이 미쳤다고 해도 서규영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서규영은 백미러를 통해 박시형이 자신의 차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한 손은 여전히 허리를 짚고 있었고 걸음걸이도 다소 절뚝이는 듯했다.
서규영이 차에서 내릴 때 박시형이 마침내 서규영 앞에 다가왔다.
서규영은 스스로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박시형, 죽고 싶어 환장했어? 아니면 내가 들이받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 거야?”
서규영을 바라보는 박시형은 눈빛이 조금 전의 미친 듯한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달빛 아래, 그의 눈동자에는 뚜렷한 온기와 부드러움이 감돌고 있었다.
“넌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 넌 착하니까.”
고태빈이 옥상에 서서 그녀를 잡아주려 했을 정도였으니, 서규영은 그를 치었을 리 없었다.
서규영은 가슴이 마치 큰 돌로 짓눌린 것처럼 무거웠다.
하지만 동시에 분노와 슬픔이 밀려왔다.
“그래서 착하다는 이유로 너희 같은 인간들에게 괴롭힘당해야 해? 박시형, 미련이 남아 있다는 착각하지 마. 그냥 살인자가 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니까.”
박시형은 절망 가득한 눈빛으로 서규영을 바라봤다.
“미안, 규영아. 사실 너를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어.”
서규영이 코웃음을 쳤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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