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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목욕 수건 하나만 두른 채 문을 연 박시형은 때마침 서규영과 눈이 마주쳤다. 서규영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눈에 띄지 않게 휴대폰을 뒤로 감췄다. 박시형이 걸어 나오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서규영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무 일도 아니야.” “아무 일도 아니면 뭐 하러 왔어?” 박시형이 느긋한 모습으로 다가오자 서규영은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뒤에 숨긴 손에 힘을 주며 휴대폰을 꽉 쥐었다. 헐렁한 면과 마 소재의 원피스를 입고 있어 위아래 어디에도 핸드폰을 넣을 주머니가 없었다. 정말 큰 실수였다. 서규영은 박시형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섰지만 표정은 여전히 침착했다. “목욕하는 데 보통 30분 걸리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빨리 나왔어?” 박시형은 차분한 얼굴로 말했다. “내 걱정 정말 많이 하는구나. 내가 몇 시에 목욕하는지, 목욕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까지 다 알고 있네.” 서규영은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부부였잖아. 그 정도 작은 습관들은 다 알고 있지.” 박시형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럼 말해 봐, 다른 습관들은 또 어떤 게 있어?” 이 말은 약간 애매모호했다. 특히 그들 사이의 거리가 서로의 코끝이 닿을 정도로, 숨결이 섞일 정도로 가까웠다. 서규영은 박시형의 체취를 맡을 수 있었다. 늘 그렇듯 우드 향수를 쓴 듯한 향기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향기는 산과 계곡의 맑은 샘물처럼 느껴졌지만 박시형의 얼굴은 완전 딴판이었다. 길쭉한 눈은 흑진주처럼 검었고 그 안에는 어둠 속을 헤매는 촛불처럼 위험하면서도 유혹적인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침을 삼키자 목젖이 살짝 움직인 박시형은 얼굴에 익숙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여우 같은 이 남자, 눈앞의 이 남자는 사람을 유혹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전에 서규영은 그에게 여러 번 홀렸었다. 하지만 지금 서규영은 아름다움을 감상할 기분이 전혀 없었다. 손은 여전히 뒤에서 휴대폰을 꽉 쥐고 있었다. 서규영의 표정이 굳어 있고 미묘하게 긴장한 것을 눈치챈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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