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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서규영은 깜짝 놀랐다. 오래된 사진들이 와르르 떨어졌다. 서규영은 몸을 숙여 사진들을 살펴봤다. 이 사진들은 10년 전의 낡은 카메라로 찍은 듯했는데 사진 아래마다 시간이 멈춰 있었다. 서규영은 위에 찍힌 시간대를 보았다. 대략 3년 간격으로, 바로 자신이 고등학생이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사진 속의 인물은 예외 없이 모두 자신이었다. 커다란 액자에는 사진이 많이 들어 있었다. 수백 장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그녀가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서 찍은 사진, 그녀가 학교 앞 작은 가게에서 밀크티를 사 먹는 사진, 그녀가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진, 그녀가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는 사진... 사라진, 젊음으로 가득 찬 어린 시절의 순간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이제, 서규영은 확신할 수 있었다. 벽에 걸린 이 단체 사진은 그들이 10년 전에 찍은 것이라는 것을. 오가윤의 말이 맞았다. 이 사진은 박시형의 침실에 10년간 걸려 있었다. 하지만 서규영은 혼란스러웠다. ‘특별한 감정이 아니라면 박시형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내가 육연우와 닮았기 때문인가? 그래서 육연우가 교통사고를 당해 해외로 간 후에 마음을 돌려 나를 또 다른 육연우로 여겼던 것인가?’ 하지만 서규영은 직감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 오가윤은 육연우가 박시형을 좋아하지 않았고, 박시형 역시 육연우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단지 친하게 지낸 어린 시절 친구일 뿐이었다. 서규영은 본능적으로 그것이 사실이라고 느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대체 무슨 관계였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서규영은 침대 가장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잠시 후, 박시형이 문 앞에 다가왔지만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고, 문틀에 기대서서 서규영과 바닥의 어지러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서규영도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오빠, 혹시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거야?” 박시형은 눈빛이 흔들리는 듯했지만 서규영의 시선을 피했다. “없어.” 박시형은 그대로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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