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화

서규영은 이렇게 생각하며 모든 논리가 맞아떨어진다고 느꼈다. 이 두 남자는 드러내든 숨기든 서로 경쟁하고 복수했다. 그 근원은 그들이 사랑하는 여인이었다. 여신의 위력은 헤아릴 수 없었다. 하물며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여신이었다. 문제의 해결은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의 핵심은 육연우였다. 서규영은 이렇게 분석한 후 자신이 사실 오지랖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그래. 두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싸우는 건데 나랑 무슨 상관이 있겠어? 나는 기껏해야 그들의 사랑 게임의 일부일 뿐인데 그 사람들을 동정하느니 차라리 나 자신을 동정하는 것이 낫겠어.’ 서규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떠나려 했다. 하지만 막 돌아서는 순간 육연우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육연우도 그녀를 일찍이 본 것이 분명했다. 서규영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했다. 하지만 곧, 불안함을 다잡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서두르지 않고 걸어갔다. 서규영은 원래 그냥 떠나려 했지만 육연우가 지나치며 갑자기 말을 걸었다. “서규영 씨, 방금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고 계셨어요?” 서규영은 부정하지 않았다. “저는 호기심이 좀 많아서요. 그냥 구경하는 것뿐인데 범죄는 아니잖아요.” 육연우가 물었다. “그래서 뭘 들었는데요?” 서규영은 웃으며 말했다. “두 남자가 육연우 씨 때문에 미쳐 날뛰며 함께 죽을 기세더군요.” 서규영은 육연우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얼굴을 바라보았다. “육연우 씨는 정말 우리 여성들의 본보기예요. 하지만, 그분들과 육연우 씨는 다 어릴 때부터 친구였으니 육연우 씨도 빨리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육연우 씨도 두 사람이 서로를 죽고 죽이는 걸 원하지 않잖아요. 친구끼리 싸우는 건 보기 좋지 않아요.” 육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규영의 눈을 뚫어지라 바라보기만 했다. 한참 후에 그녀도 웃으며 말했다. “그럼 서규영 씨는 제가 누구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규영은 육연우의 무심한 듯, 심지어 자랑스러운 눈빛을 보며 순식간에 불쾌감을 느꼈다.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