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그것은 자단목으로 만들어진 상자였다.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오늘 이곳으로 올 때 그 선물은 절차에 따라 집사가 창고로 가져갔다.
송인서가 입을 열었다.
“미람 씨, 창고에 가서 우리 동서가 가져온 선물을 가져와 봐요.”
안미람은 이내 자리를 떴다.
노혜순은 송인서의 의도를 눈치채고 언짢아했지만 이 자리에서 화를 낼 수는 없었다.
노혜순은 서규영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선물이란 건 마음이 가장 귀한 법이야. 네가 무엇을 선물로 줬든 난 다 마음에 든단다.”
이내 안미람이 자단목으로 만들어진 상자를 들고 노혜순의 곁에 섰다.
“이건 넷째 사모님께서 준비하신 선물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자단목 상자로 향했다.
심지어 소문을 듣고 궁금해서 찾아온 사람도 있어 그들이 앉은 테이블이 사람들로 북적이게 되었다.
서규영은 조금 걱정되었다.
그녀는 송인서가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다고 짐작했다.
서규영은 박시형을 바라보았고 박시형은 안심하라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향해 입술을 달싹거리며 소리 없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날 믿어.”
서규영은 그 말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그뿐만 아니라 송인서가 대체 또 어떤 함정을 파놓았을지 궁금해졌다.
노혜순은 자단목 상자를 열어보았고 안에 비취로 빚어진 관세음보살이 있는 걸 보았다.
아주 맑은 백색의 비취로 빚어진 관세음보살이 시선을 내려뜨린 채로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상자를 여는 순간 주변에서 감탄이 끊이질 않았다.
“거의 투명하다시피 한 데다가 광택도 엄청난 걸 보니 엄청 비싸겠어요.”
“다들 알다시피 어르신께서는 불교를 믿으시잖아요. 정말 좋은 선물을 준비했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비취라니, 진짜 놀라워요.”
“효성이 참 지극하네요. 보살님께서 틀림없이 어르신의 만수무강과 평안을 축복할 거예요.”
칭찬과 감탄이 쏟아지자 노혜순은 입이 귀에 걸렸다.
“정말 내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이야. 정말 고마워.”
노혜순이 말을 마치자마자 관세음보살의 머리가 상자 밖으로 굴러 나왔다.
순간 파티장 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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