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공원 길을 걸었다.
가로등은 그리 밝지 않았고 주변에는 몇몇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지나가고 있었다.
“여보, 당신 꿈이 뭐야?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어... 꿈?”
손태하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꿈’이라는 단어, 정말 오랜만에 떠올리는 말이었다.
왠지 그 단어는 이제 자신과는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릴 때는 누구나 꿈이 있었던 것 같았다.
의사가 되고 싶다거나, 선생님이나 과학자가 되고 싶다거나.
그런데 지금 손태하는 그저 안정된 일자리에 집안 살림을 책임질 수 있는 급여만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게 꿈이냐고 묻는다면... 글쎄, 어쩌면 그렇다고도 할 수 있을까.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그냥 좀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서 적당히 벌고 우리 부모님이 더 이상 고생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 근데 당신을 만난 후로는 더 열심히 벌어서 당신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고 부모님도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
“사실 나도 내 꿈이 뭔지 잘 모르겠어. 그냥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좀 더 웃을 수 있게,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그래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뿐이야.”
손태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며 지금 자신에게 있어 가장 현실적인 말을 꺼냈다.
거창한 꿈이나 대단한 포부, 그건 너무 멀게 느껴졌다.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과는 상관도 없는 이야기처럼 여겨졌으니 말이다.
우주가 그렇게 넓다고 해도 ‘달나라 한번 가보고 싶다’ 같은 소리는 그냥 꿈보다는 허황된 망상에 더 가까운 얘기 같았다.
“여보는... 사업 같은 거 해보고 싶다는 생각 안 들어?”
“사업?”
양지유의 말을 듣고 손태하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갓 졸업한 대학생에 이제 막 사회에 나와 겨우 일자리를 하나 구한 상태에서 사업을 한다는 건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당신 꽤 똑똑하고 성실하잖아. 기회만 있으면 뭔가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진짜로.”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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