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방현석이 분노에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 주석호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내게 불만을 품고 있는 이자가 왜 나를 구하려 드는 걸까?’
사실 방현석도 어쩔 수 없었다.
동이 트기 전에 주석호가 반역을 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방현석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차피 방탕한 황자가 어리석은 짓을 했던지라 별로 놀랍지 않았으니.
딸 방청옥이 주석호에게 희롱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장이라도 무황에게 달려가 주석호를 처형해 달라고 청하고 싶었으나 오히려 그를 구해달라고 방청옥이 애걸복걸한 탓에 어쩔 수 없이 분노를 억누른 채 주석호를 구하기 위해 궁에 들이닥쳤던 것이었다.
무황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방 정승, 인증과 물증을 짐이 확인해 보니 이 역적놈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 맞더이다.”
무황의 말에 방현석은 토를 달고 싶지 않았으나 딸의 불쌍한 모습을 떠올리며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폐하, 육황자 전하는 며칠 전 우리 북양을 위해 큰 상처까지 입으면서까지 공을 세웠는데 반역을 꾀할 까닭이 없사옵니다. 신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나이다.”
그 말에 무황도 잠시 머뭇거렸다.
‘하긴 뭔가 좀 이상하긴 해.’
무황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주호림은 서둘러 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혹 공을 세워 민심 얻은 것을 이용하여 반역을 꾀하려 한 것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무황은 그럴듯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방현석이 또 말했다.
“태자 전하의 말씀이 일리가 있사오나 반란이 일어났을 때 육황자 전하는 처소에서 자고 있다고 신은 들었사옵니다. 이토록 목숨이 걸린 일을 어느 누가 그렇게 안일한 태도로 대한단 말이옵니까?”
“하긴...”
무황이 또다시 주저하자,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오른 주호림과 주명철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방현석을 쏘아보았다.
‘이자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평소에 방탕한 자를 극도로 싫어하던 네놈이 왜 오늘에는 이토록 석호를 두둔하는 거야!’
특히 주호림은 분노에 치를 떨며 당장이라도 방현석에게 따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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