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주석호의 말씨를 들어보니 분명 서남 지역 근처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수년간 입성비를 받아왔지만 다른 지역 사람이 숙주에 오래 머물겠다고 온 경우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특히 주석호처럼 두 대의 마차를 가진 부유한 자라면 더더욱 없었다!
그때 중년 사내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호령했다.
“비켜라! 이들의 마차 안에 무엇이 실려 있는지 살펴야겠다! 만약 물건이 발견된다면 가만두지 않으리라!”
건장한 사내들은 들은 이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방자하구나!”
그제야 송호는 더는 참지 못하고 소요왕의 패쪽를 꺼내 들었다.
“네 더러운 눈을 똑똑히 떠라. 네 앞에 서 있는 분은 소요왕이시다!”
중년 사내는 주석호의 눈을 보고 순식간에 눈을 크게 떴다.
“그대가 소요왕인가?”
주석호는 등을 돌리며 말했다.
“왜? 믿지 않느냐?”
중년 사내의 얼굴에 두려움의 기색이 스쳤다.
불과 이틀 전 가주께서 말하기를 조정에서 숙주를 소요왕의 봉지로 했다는 전갈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주의 추측에 따르면 그 소요왕은 절대로 숙주라는 곳에 와서 고생할 사람은 아니라고 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눈앞의 젊은이가 감히 자신을 소요왕이라 칭하다니?
그는 뒤에 있는 세력을 이용하여 숙주에서 함부로 할 수 있었으나 그것은 단지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만 가능했다.
소요왕 앞에서 그는 감히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중년 사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소요왕 마마,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소인이 즉시 가주께 아뢰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주석호가 말하기 전에 중년 사내는 몸을 돌려 성안으로 달려갔다.
“흥! 이제야 제대로 행동하는구나!”
송호는 득의양양하게 패쪽를 거두었다.
주석호는 생각에 잠겼다.
방금 그 중년 사내는 가주를 모셔와 영접하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숙주에는 분명 지주가 있었고 이름은 선우진이라 하며 당당한 정4품의 벼슬아치였다.
그런데도 성문을 거느리고 있는 자들이 관아의 포졸이 아니라 사가의 하속이라니!
이게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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