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임윤슬은 화장실에 들어가 수도꼭지를 틀어 얼굴에 시원한 물을 끼얹었다. 비로소 정신이 조금 맑아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아 내며 고개를 들었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에 임윤슬은 깜짝 놀랐다. 화장실 문 앞에 공지한이 멍하니 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언제 어떻게 일어나 화장실까지 온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임윤슬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왜 또 일어난 거야? 내가 화장실 문을 안 잠갔었나?’
공지한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날 두고 어디 간 줄 알았어.”
그러고는 또다시 어린아이처럼 졸랐다.
“여보, 가지 마.”
임윤슬은 할 말을 잃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습관이 생긴 거지? 술만 먹으면 아무나 붙잡고 여보라고 부르다니.’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내뱉었다.
“뭐라고요?”
공지한이 한 걸음 다가서자 임윤슬은 놀라 세면대 쪽으로 뒷걸음질 쳤다.
“당신은 내 아내가 맞잖아. 내 아내 이름은 임윤슬이야. 당신이랑 똑 닮았어.”
“공지한 씨, 우리 이혼했어요. 저는 당신 아내가 아니라고요.”
“재혼하면 되잖아.”
공지한이 말하며 임윤슬의 손을 잡아당겼다. 당장이라도 끌고 나갈 기세였다.
“아니, 잠시만요! 지금 어딜 가요?”
임윤슬은 정말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왜 한밤중에 취한 남자와 화장실에서 말다툼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잠자리에 드는 것이었다.
“그러면 내일 가.”
공지한은 순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졸랐다. 임윤슬은 의아해졌다.
‘이 사람, 정말 취한 걸까? 아니면 일부러 취한 척하며 나를 놀리는 거야?’
“알았어요. 내일 가요.”
임윤슬은 아이를 달래듯 말하며 공지한의 손을 잡고 화장실에서 나와 안방 침대로 향했다.
“음, 알겠어.”
“그러니 이젠 자요.”
공지한은 이번에는 순순히 침대에 누웠다. 다만 임윤슬의 손목은 여전히 놓지 않았다.
“어딜 가려고?”
“우리 이혼했잖아요. 이혼했으면 같이 잘 수 없죠.”
마치 유승이를 달래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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