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화
임윤슬은 공지한이 자기 쪽으로 걸어오는 걸 보고 일부러 고개를 돌려 호수를 바라보았다.
공지한도 돗자리 위에 앉더니 생수병을 따서 한 모금 마셨다.
‘이 사람은 유승이랑 유나와 놀아주지 않고 왜 굳이 내 자리 뺏으러 왔지?’
공지한은 임윤슬이 일부러 자신을 무시하는 걸 알고 먼저 말을 꺼냈다.
“연 날려볼래?”
임윤슬은 멍하니 그를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저쪽은 전부 아이들이 놀고 있고 어른들은 옆에서 도와주는 분위기였다. 자기가 애들 틈에 끼면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였다.
멀리서 임유승과 임유나가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임윤슬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나 내일 이사하려고. 집은 거의 다 정리됐어. 유나는...”
공지한의 표정이 잠시 굳더니 생수병 뚜껑을 닫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요. 오늘 밤에 유나랑 이야기할게요.”
임윤슬은 공지한을 보며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
“고마워. 시간 있을 때 아이들 보러 와도 돼. 애들이 원하면 별장에 가서 며칠 묵어도 돼. 주말에 시간 나면 내가 애들 데리고 할아버지 보러 갈게.”
애초에 공지한이 양육권을 다투지 않았기에 임윤슬도 너무 모질게 굴지 않았다.
둘이 함께 아이들을 키우고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며 각자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관계일지도 모른다. 임윤슬은 공지한이 두 아이를 위해 학교를 마련하거나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공지한은 여전히 자기 생활을 이어가고 임윤슬은 새로운 집과 자유롭고 안정적인 일을 하기로 했다. 임윤슬은 자신이 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네.”
공지한은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잘 돌볼게.”
임윤슬이 공지한이 불안해하는 줄 알고 재빨리 덧붙였다.
“알아요.”
그제야 공지한은 고개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 임윤슬은 순간 멍해졌다. 평소 냉정하고 무뚝뚝하기만 했던 그인데 이렇게 환하게 웃으니 주변 풍경마저 흑백으로 된 것 같았다.
‘이 남자도 웃으면 이렇게 잘생겨 보였네.’
공지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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