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화

“너 요즘 왜 나를 피하고 있어?” 공지한이 바로 물었다. “나... 나 안 그랬어요.” 임윤슬은 들킨 것 같아 어색하게 대답하며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공지한은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숙인 임윤슬을 보고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더는 추궁하지 않았다. “부담 갖지 마. 예전 일 때문에 너도 나에게 신뢰가 없고 걱정이 많다는 거 알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만약 네가 유승이와 유나에게 아빠를 찾아주고 싶은 생각을 한다면 내게 먼저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달라는 거야. 나는 너한테서 애들을 빼앗지 않을 거야. 그저 가족으로 같이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해.” 임윤슬은 공지한의 말을 들으며 점점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꼼지락거렸다. 임윤슬은 공지한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할 줄 몰라 심장이 쿵쾅쿵쾅 뛰며 가슴에서 튀어나올 듯했다. 공지한은 사실 임윤슬보다 더 긴장하고 있었고 손바닥에 땀이 살짝 맺히기까지 했다. 1분은 한 세기처럼 길게 느껴졌다. 임윤슬이 계속 말이 없자 공지한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주면 안 돼?” 임윤슬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공지한의 말투에서 간절함까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공지한은 현재 그룹의 대표이고 강진에서는 손에 넣지 못할 게 없는 사람이었다. 평소엔 언제나 다른 사람이 공지한에게 부탁했지 그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리가 없었다. 공지한은 확실히 좋은 아빠이다. 임유승과 임유나를 위해 기꺼이 이렇게까지 나섰다. 임윤슬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녀는 두 아이에게 새로운 아빠를 찾아줄 생각도 없었고 다시 결혼할 생각도 없었기에 동의해도 문제 될 게 없었다. 단지 이건 지켜지지 않을 약속이었다. 임윤슬이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자 공지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그녀가 거절하면 어떻게 할지 상상조차 못 했었다. “그러면 앞으로 나를 피하지 않을 거지?” “피한 적 없어요. 그냥 정말 바빴을 뿐이에요.” 임윤슬이 작은 목소리로 변명했다. 마지막으로 공지한은 떠나기 전 임윤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