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화

공지한은 이렇게 자라면서 여성 앞에서 처음으로 단호하게 거절당했다. 이전의 임윤슬은 늘 온화하고 부드러워 오늘처럼 반박한 적이 없었다. 뜻밖에도 임윤슬은 화를 내면 작은 야생 고양이처럼 날카로웠다. 순간 공지한은 어떻게 설명해야 그녀가 자신과 윤하영이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믿을지 몰라 당황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계속 말했다. “윤슬아, 내가 윤하영과 함께 있었던 일 때문에 네가 마음에 걸릴 수 있는 건 알아. 하지만 날 좀 믿어줘. 이걸로 나를 판단하지 말아줄래?” 임윤슬은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바라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공지한은 자신이 할 말은 다 했고 설명할 것도 다 했다고 생각했다. 이후 두 사람은 조용히 말없이 있었다. 임윤슬의 마음이 불편한 원인은 사실 자신의 불안감 때문이었다. 윤하영은 눈부신 존재이기에 공지한이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재혼을 원한다고 믿지 않았다. 오히려 임유승과 임유나를 위해 희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차 안의 좁은 공간에서 두 사람은 점점 더 열기를 느꼈다. 임윤슬이 추울까 걱정되어 공지한이 차에 올라타면서 난방을 세게 켰기 때문이다. 임윤슬은 얼굴이 붉어지고 공지한은 정장을 입고 있어 더 더웠다. 문을 열고 싶었지만 임윤슬은 화를 내고 있어 분명 자신의 설명을 듣지 않았을 것이다. 공지한은 갑자기 강은성의 한 말이 떠올랐다. “안 되면 그냥 덮쳐.” 공지한은 눈앞에 있는 흰색 드레스를 입은 임윤슬을 유심히 바라봤다. 허리 라인은 가늘고 다리는 길고 곧으며 피부는 눈처럼 희다. 오늘은 화장까지 해서 입술은 붉고 치아는 희며 시선이 그녀의 살짝 내민 입술에 머물렀다. 그 모습에 참을 수 없이 입 맞추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임윤슬은 공지한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돌리려 했다. 공지한은 임윤슬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행동이 머리보다 빨랐다. 그는 한 손으로 임윤슬의 뒤통수를 눌러 몸 전체를 덮쳤으며 꽉 껴안고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 드디어 그녀의 붉은 입술을 입에 담았다. 부드럽지만 강렬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