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임윤슬은 가방에서 현금 천만 원이 들어있는 검은 봉투를 꺼내 김옥순 손에 쥐여주었다.
“할머니, 그동안 제 집을 잘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제 마음이니 받아주세요.”
“이게 무슨 짓이야? 윤슬아, 청소하는 게 일도 아니야. 그리고 난 지금 돈이 필요 없어. 네 동호 오빠와 형님은 매일 번갈아 이 할망구를 보러 오거든. 이 돈은 받을 수 없어. 어서 가져가서 아이들에게 써라.”
김옥순은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임윤슬은 어쩔 수 없이 봉투를 거두었다. 떠나기 전에 먹거리나 생활용품 같은 것을 좀 사다 드리겠다고 다짐하였다.
물론 부족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작은 성의라도 전하고 싶었다.
김옥순의 집에서 나온 뒤 임윤슬은 물건을 사고 할아버지를 뵈러 가리고 했다.
“얘들아, 우리 뭐 좀 사서 할아버지께 제사 지내러 가자.”
“네. 엄마. 증조할아버지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좋아하신 음식을 사드리고 싶어요.”
먹보인 임유나는 역시 가장 먼저 음식이 떠올랐다.
“유나가 좋아하는 거라면 증조할아버지도 좋아하실 거야. 유나가 골라 봐.”
“알겠어요. 증조할아버지께 가장 맛있는 걸로 골라드릴게요.”
임유나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곧바로 상점으로 달려갔다.
제사용품 외에도 과일, 사탕, 간식을 샀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좋지 않았다. 아이들도 있어서 임윤슬은 천천히 걸어갔다.
평소보다 두 배의 시간을 더 써서 할아버지 산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잡초도 하나 없이 꼭 누군가 방금 손질한 것 같았다.
“할아버지, 저 윤슬이 왔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임윤슬은 할아버지의 무덤 앞에 서 있었다. 눈가가 붉게 물들었고 입술도 하얗게 질렸으며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엄마, 울었어요?”
임유나의 목소리에 임윤슬의 슬픔이 조금 사라졌다.
그녀는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치고 쪼그려 앉았다.
“이건 기쁨의 눈물이야. 엄마가 오랜만에 증조할아버지를 뵈러 와서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흐른 거야.”
그러고 나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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