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7화
다음 날 아침, 공주희는 눈을 뜨자마자 몸이 한결 가벼워진 걸 느꼈다. 콧물도 멎었고 가끔 기침이 나오긴 했지만 회사에 가는 데 지장은 없을 정도였다.
씻고 가방을 챙긴 뒤 공주희는 1층으로 내려갔다. 아파트 앞 편의점에서 단팥 호빵 두 개를 사서 아침으로 먹을 생각이었다. 그 집 호빵이 워낙 맛있어서 공주희는 아침마다 들러서 사곤 했다.
단팥 호빵 두 개를 들고 편의점에서 나오던 순간, 공주희는 머리를 톡 쳤다.
차 키를 놓고 나온 거였다.
“아, 나 진짜 감기 걸려서 정신이 반 토막 났나 봐...”
그래도 오늘은 일찍 나온 덕분에 여유가 있었다. 이 난리를 아침 피크 타임에 겪었으면 회사까지 뛰어가도 지각이었을 것이다.
단팥 호빵 봉지를 들고 다시 집으로 올라가려던 찰나, 아파트 입구에 익숙한 차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지세원의 차였다.
“어? 세원 오빠 차가 왜 여기 있지?”
공주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다가갔다.
마침 운전석 창문이 부드럽게 내려갔다.
가죽 시트 위, 완벽하게 차려입은 지세원의 모습이 보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흰 셔츠에 잘 매어진 넥타이까지, 그야말로 고귀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
그리고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있었다.
“세원 오빠? 왜 여기 있어요?”
공주희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물었다.
지세원은 잠시 시선을 피하더니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아무 핑계나 댔다.
“아침에 부모님을 근처 지인분 댁에 모셔다드릴 일이 있어서. 지나가는 길이라 잠깐 들렀어.”
거짓말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공주희를 보러 온 것이었다.
오늘 컨디션은 어떤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고 아침도 챙겨주려고 일부러 그녀 집 앞에 와 있던 것이다.
그리고 차를 세우자마자 마침 편의점에서 걸어 나오는 공주희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차는 아파트 입구, 누구라도 눈에 띄는 자리에 주차되어 있었다.
그는 공주희가 반드시 자신의 차를 알아챌 거라고 확신했다.
백미러 속 그녀의 모습이 점점 가까워지는 잠깐의 순간조차, 그의 심장은 미친 듯이 고동쳤다.기나긴 시간 동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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