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0화
공주희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며 정신을 차릴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불쑥 떨어졌다.
“여기 데이터가 틀린 것 같아.”
어깨 위로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긴 손가락이 그녀의 모니터를 콕 짚었다.
공주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세원 오빠가 언제 온 거지?’
일하다 다른 짓 하다가 들킨 느낌에 공주희는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잔뜩 숙인 채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지세원은 양팔을 테이블 위로 뻗어 그녀 머리 위를 가볍게 넘어가더니 한 번 훑어보고는 말을 꺼냈다.
“나한테 보내. 그리고 점심에 내 방으로 와. 봐줄게.”
그 말만 남기고 지세원은 유유히 사라졌다.
그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자마자 공주희는 긴 숨을 내쉬며 가슴을 두어 번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맞은편에 앉은 배수지를 향해 물었다.
“수, 수지 씨. 세원... 대표님 언제 온 거예요? 나한테 말 좀 해주지.”
배수지는 고개를 들었다.
“몇 분 됐죠. 주희 씨 기획안 쓰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그런데 뭐가 걱정이에요. 진짜 좋은 분 아니에요? 점심시간에까지 시간 내서 주희 씨 기획안 봐준다잖아요.”
공주희는 민망한 듯 씩 웃더니 고개만 끄덕였다.
‘세원 오빠 화난 건가? 그런데 방금 표정으로 봐서는 화난 것 같지 않은데? 아무튼 강율은 운이 좋은 줄 알아야 해. 세원 오빠가 직접 논문을 봐주다니.’
지세원은 사무실로 돌아오면서도 마음이 복잡했다.
원래는 내려가서 공주희의 몸 상태가 나아졌는지, 약은 꾸준히 먹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서 열심히 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주말에 자기가 처리할 수 있는 건 웬만큼 다 해놓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공주희는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논문을 열심히 수정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에 떠 있던 이름은 강율, 또 그놈이었다.
그 순간, 지세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강율과 비교하면 자신이 나이가 훨씬 더 많다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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