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6화
임윤슬은 순간 멈칫했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공지한은 표정 하나 없이 그 남자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라 낯설어서 그런지, 까칠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임윤슬은 공지한이 이런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 거절하려고 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사진을 다른 데 쓰면 곤란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말을 정리하려던 순간이었다.
“미안한데 저희는...”
청년은 임윤슬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급히 해명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그냥 사진 찍기가 취미일 뿐이라 평소에도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주곤 해요. 예약은 거의 다 인터넷으로 받아요. 아까 두 분이 손잡고 노을 아래 서 있는 너무 예뻐서 괜히 실례인 줄 알면서도 찍어드리고 싶어서 달려온 거예요. 사진 원본은 전부 바로 보내드릴 거고, 두 분이 괜찮다고 하시면 제 계정에 올릴 수도 있어요. 다른 용도로 쓰는 일은 절대 없어요. 물론 두 분이 동의하시면 올릴게요. 혹시라도 불편하시다면 제 계정에 절대 올리지 않을 겁니다. 이건 제 신분증이에요.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
청년은 가방을 허둥지둥 뒤적여 신분증을 꺼내 공지한에게 내밀었다. 이어서 자신의 SNS 계정까지 보여주었다.
임윤슬은 조금 놀랐다. 수줍게 웃고 있는 눈앞의 청년은 팔로워 수가 꽤 많은 사진 계정 운영자였다. 올린 사진들 역시 훌륭했다.
임윤슬은 공지한을 바라보며 조용히 눈짓을 보냈다. 공지한은 청년의 신분증을 천천히 훑어본 뒤 고개를 들고는 말했다.
“내일에 찍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늦었어요. 아이들도 배고프고요. 지금은 돌아가서 저녁 먹어야 해요.”
임윤슬도 미소를 지으며 청년에게 말했다.
“저희 여기에서 며칠은 더 머물 거예요. 정말 저희 사진을 찍고 싶다면 가족 네 명이서 같이 찍어도 될까요?”
“그럼요.”
허락이 떨어지자 긴장이 풀린 청년의 얼굴에 기대감이 번졌다.
“그럼 내일 저녁쯤, 그때 촬영해도 될까요?”
임윤슬의 말에 청년도 서둘러 대답했다.
“그럼요. 혹시 연락처를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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