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0화
모처럼 마주 앉은 남매는 이런저런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다. 사실 대단한 내용은 없었지만 원래 가족끼리 나누는 대화라는 게 다 그런 소소한 것 아니겠는가.
임윤슬이 허운재의 방에서 버티며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허운재가 등을 떠밀며 그녀를 쫓아냈다.
“너 이제 안 가면 조만간 네 남편이 여기까지 쳐들어오겠어. 나 매제 눈총 받기 싫으니까 얼른 가라.”
“에이, 지한 씨가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
임윤슬은 웃으며 대답하면서도 몸을 일으켰다. 오빠와 수다 떠는 게 즐거워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정말 더 늦었다간 공지한이 진짜로 화를 낼지도 모를 일이었다.
방으로 돌아오니 공지한은 이미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댄 채 노트북을 펴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는 임윤슬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임윤슬은 조심조심 잠옷을 챙겨 욕실로 향했다. 30분 정도 씻고 나왔는데도 남편은 아까와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제야 임윤슬은 확신했다. 이 남자, 지금 단단히 삐쳤구나.
임윤슬은 침대 위로 올라가 그의 눈앞에서 손을 살살 흔들며 애교 섞인 미소를 지었다.
“화났어요?”
공지한은 콧방귀를 뀌더니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임윤슬도 지지 않고 반대편으로 따라가 유치하기 짝이 없는 남자를 달래기 시작했다.
“에이, 화 풀어요. 오빠가 오랜만에 강진까지 왔길래 수다 좀 떨다 보니까 늦었지. 내가 마사지해 줄까요?”
그녀는 웃으며 해명하더니 공지한의 뺨에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췄다. 그제야 공지한의 딱딱하던 얼굴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겨우 뽀뽀 한 번으로 끝내려고?”
공지한은 노트북을 덮어 협탁에 내려놓았다.
사실 메일함을 열어두긴 했지만 글자 한 자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임윤슬이 오지 않는 내내 목을 빼고 문 쪽만 바라보며 기다렸었다.
허운재가 오랜만에 온 걸 알기에 꾹 참고 부르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대화가 너무 길어졌다. 게다가 그녀가 방에 들어온 뒤로는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때문에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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