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2화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았을 때, 허운재는 기상천외한 모양으로 썰려 있는 반찬들을 보고 차마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그는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임윤슬을 바라보았다.
“윤슬아, 이거... 진짜 네가 만든 거 맞아?”
동생의 요리 솜씨를 잘 아는 그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비주얼이었다.
반면 임유승과 임유나는 신이 나서 반찬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이 감자는 토끼 닮았고, 저 감자는 코끼리 같다며 남매는 각자 마음에 드는 동물 모양 반찬을 찜하느라 바빴다.
“진짜 내가 만든 거 맞아. 오빠, 일단 좀 먹어봐.”
임윤슬이 허운재의 밥그릇 위에 카레 감자 한 덩이를 올려주었다. 허운재는 머뭇거리며 입안으로 가져가더니 익숙한 맛이 느껴지자 그제야 안심한 듯 입을 열었다.
“모양은 좀 거시기해도 맛은 확실히 네 솜씨네.”
그는 말을 마치고 슬쩍 공지한의 눈치를 살폈다.
공지한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자기가 봐도 재료를 좀 엉망으로 썰긴 했으니까.
...
공주희는 이번 주 들어 벌써 사흘째 지세원과의 약속을 어기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몰래 위층으로 올라가 같이 밥을 먹기는커녕, 퇴근길 동행조차 불가능했다.
그녀라고 그러고 싶어 그런 게 아니었다. 최근 회사 근처에 대형 쇼핑몰이 새로 문을 열었는데 오픈 기념 할인 행사가 어마어마했다. 점심마다 동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같이 가자고 졸라댔고, 다들 그녀가 남자친구 없는 솔로인 줄 알고 있으니 거절할 명분도 없었다.
식당가마다 반값 할인을 하니 동료들은 점심으로도 모자라 퇴근하고 저녁까지 먹으러 가자는 기세였다. 맛집이 워낙 많아 돌아가며 도장 깨기를 하느라 동료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이런 기회는 무조건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진 부장까지 매일 같이 합세해 할인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공주희는 도저히 빠져나갈 핑계가 없어 결국 지세원을 내팽개칠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그녀를 회사에 데려다줄 때부터 지세원의 얼굴에는 ‘나 지금 매우 언짢음’이라고 쓰여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공주희는 점심때 겨우 짬을 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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