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7장 시간 낭비
서유나의 목소리는 낮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은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난 서유나가 전한 의미를 잘 이해했다. 벌써 가족들도 만나는 사이라면 뭘 의미하겠는가?
비록 배진욱은 서유나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으나 두 사람은 그 뒤에도 헤어지지 않고 잘 만나왔다.
그러니 언젠가 결혼은 반드시 다시 거론될 것이다. 그리고 난 그 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알았다.
난 안후 그룹의 현재 사정을 떠올리며 최대한 흥분을 가라앉히려 했다.
“유나 씨, 저희는 오늘 중요한 업무 때문에 찾아온 겁니다. 저희 쪽 직원들도 이미 도착했고요.”
“그게 왜요?”
서유나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점점 목소리를 높였다.
“설마 우리 진욱 씨가 아직도 희주 씨한테 마음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회사 문제로 왔으면 왔지. 이렇게 많은 직원을 함께 대동할 필요가 있어요?”
“안후 그룹에 문제가 생기니 쪼르르 진욱 씨 찾아온 걸 봐요. 전에 우리가 찾아갔을 땐 안후 그룹에서 거들떠보지도 않더니만.”
서유나는 바로 손가락을 뻗어 대문을 가리켰다.
“죄송하지만 이만 나가주세요. 앞으로 다시 찾아오지 말고요.”
나를 향한 서유나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고 조금의 질투도 담겨 있었다.
서유나는 나를 가장 원망했다. 내가 배진욱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했다는 건 모두 사실이었고 난 시간을 돌릴 능력도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협력은 나와 배진욱 사이의 문제가 아니었고 이 역시 내가 간섭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니었다.
내 뒤로 선 직원들은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그래서 난 목을 가다듬고 이렇게 말했다.
“유나 씨 죄송하지만 지금 디자인팀 팀장 신분으로 제게 명령을 내리는 겁니까? 아니면 배씨 가문 사모님의 신분으로 명령하는 겁니까?”
“그리고 똑바로 얘기하는데 유나 씨가 팀장이든 배씨 가문 사모님이든, 안후 그룹 대표님을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은 없어요.”
“더구나 재연 그룹은 안후 그룹과 협력하기로 이미 약속하지 않았나요? 약속을 어긴다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할 텐데요. 만약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