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3장 휴대폰 비밀번호
배진욱은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나와 배진욱은 오랜 기간 함께해온 사이였고 그 덕분에 배진욱은 내 시선만 봐도 내가 안준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배진욱은 안준혁의 악수를 무시하고 티슈로 손을 닦았다.
서유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준혁은 기분 상한 티를 전혀 내지 않았고 얼굴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배 대표님이 결벽증이 있으신 줄 미처 몰랐네요. 제가 실례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저도 안 대표님께 사촌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듣네요.”
손을 닦고 배진욱은 더러워진 티슈를 옆에 있는 쓰레기통 안으로 던졌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로아 대표님, 협업 관련 얘기를 나누는데 원래 이렇게 상관없는 사람들도 많이 참여하나요? 이건 좀 도리가 아닌듯싶네요.”
배진욱은 거의 대놓고 안준혁을 쫓듯 말했고 안준혁도 그걸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리에 가만히 앉아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수씨, 석민이가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서 출국했습니다. 아무래도 모레는 되어야 돌아올 것 같아요.”
“중요한 협업 건에 대해 얘기하는데 제수씨 혼자는 아무래도 무리라고 생각되어 제가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러니 부담 느끼지 말고 도움이 필요하시면 무엇이든 얘기하세요.”
안준혁의 가식적인 웃음을 보고 있자니 나는 역겨워서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내가 뭔가 얘기하려던 찰나 배진욱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인공이 없으니 그럼 계실 때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이틀이면 저도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말을 마친 배진욱은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문 앞에 도착하자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로아 대표님, 배웅도 안 해주시는 건가요?”
나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
“당연히 배웅해 드려야죠.”
우리는 나란히 회의실을 나갔고 엘리베이터에 오르자마자 안석민한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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