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4장 언제든지 나를 찾아와
동하린이 큰 가방을 들고 내 병실 문 앞에 서서 강유정을 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죄, 죄송합니다.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에요. 손이 짐이 많아서 문을 두드릴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발로 차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그렇죠?”
안민혁이 깨어난 후 동하린은 처음으로 나를 찾아왔다.
사실 그는 예전에 내가 있는 VIP 병실로 여러 번 왔었기 때문에 내가 병원에 다시 입원하니 당연히 여기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온 것이다.
동하린을 본 강유정의 표정이 더욱 사나워졌다.
“뭐야? 그쪽 상사 대신 내 동생이 죽었는지 보러 온 건가요? 행여나 본인의 약혼을 망칠까 봐?”
“안민혁의 약혼녀가 반드시 약혼식에 오라고 초대했다면서요. 안민혁은 자신이 무슨 왕이라도 된다고 생각해요? 약혼식에 전 세계 사람 모두를 초대하게?”
“난 애를 낳았어도 수십 명의 남자친구를 초대하지 않았어요. 안민혁은 어쩜 그렇게 뻔뻔해요?”
강유정이 자신의 과거를 폭로하려는 것 같아서 나는 급히 말했다.
“언니, 들어오게 해줘요.”
상황을 재빨리 파악한 동하린이 내 목소리를 듣자 몸을 낮추며 강유정의 팔 아래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로아 씨, 이건 모두 안... 제가 로아 씨를 위해 사온 보양식이에요.”
“유지호 씨가 로아 씨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준비했어요. 이건 모두 몸에 좋은 거니까 많이 드시면 좋을 거예요.”
“어머, 월급이 꽤 되나 보네요. 이거 다 합치면 백만 원은 되겠는데요?”
강유정은 해삼을 발로 툭툭 차며 말했다.
“안후 그룹이 요즘 그렇게 돈을 많이 버나 봐요? 나도 거기서 일해야겠는 걸요?”
동하린이 급히 웃으며 해명하자 그제야 강유정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흥, 얘기들 나눠. 나는 과일 좀 사러 갈게.”
강유정은 일어나 도시락을 들고 나갔다.
“만약 내 동생이 열이 나거나 기절하면 모두 그쪽 탓이에요.”
말을 마친 그녀는 턱을 들어 올리며 떠났다.
나는 강유정이 나에게 안민혁의 일에 대해 물어볼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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