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6장 트집
소유진은 내가 그런 요구를 할 줄 몰랐다며 몇 번이나 만류했지만 내가 계속 고집을 부리자 마침내 동의했다.
안씨 가문의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었기에 나는 그저 약혼식 장소를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 외에는 다른 핑계가 없었다.
강유정도 몇 번이나 나를 말리려 했지만 결국 나를 이기지 못했다.
유선영이 호텔 로비에 있는 것을 틈타 나는 이시연과 소유진과 함께 그곳으로 갔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가도 적절하지 않았고 오직 내가 나타나야만 유선영이 방어를 풀 것이다.
기쁜 일이 있어서인지 매우 밝은 표정의 유선영은 고급 맞춤 정장을 입고 정교한 화장을 한 채 로비 중앙에서 다른 사람들을 지시하고 있었다.
“내가 흰색 크리스털을 원한다고 했잖아요. 핑크색은 너무 촌스러워서 누가 좋아하겠어요?”
“장미는 가짜를 쓰지 마요. 매일 와서 새로 교체할 순 없겠어요? 당일에 시든 꽃은 하나도 없어야 해요.”
“이 양털 카펫은 별로니까 당장 바꿔요. 안씨 가문이 돈을 낼 거니까 겁낼 것 없어요.”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린 그녀는 나를 보자 처음엔 약간 놀란 표정이었지만 곧 그 표정이 자랑스러움으로 바뀌었다.
“여기 왜 온 거예요? 아, 알겠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보고 싶어서 온 거죠?”
“그럼 와서 봐요. 수천만 원을 들여서 장식했을 뿐 별건 아니에요.”
유선영은 나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여기는 정말 아름다웠다. 적어도 백여 테이블이 있는 공간에 바닥에는 카펫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비닐이 깔려 있었다.
소유진이 말하길 현장의 환상적인 장식을 위해 테이블과 의자까지 모두 교체했다고 했다.
위쪽의 크리스털 조명을 보며 나는 이 모든 것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유선영은 내 시선을 따라 위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천만 원 정도예요. 그렇게 대단할 건 없어요.”
“약혼식은 그냥 대충 하는 거고 결혼식은 더 좋은 걸로 할 거예요. 어때요?”
“좋네요.”
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민혁 오빠는 이런 스타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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