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6장 가지마
안민혁은 다정하게 내 눈물을 닦아줬고 자리에서 일어나 죽 한 그릇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많이 먹어야 회복이 빠르지. 의사가 그러던데 정말 천만다행으로 위험한 부위는 모두 피했대.”
“대기실은 신호 차단 장치가 있었고 사고 뒤에 전화를 늦게 받아서 미안해.”
난 무의식인 상황에도 안민혁의 번호를 찾았고 그 말에 코끝이 시려왔다.
유선영은 그리 똑똑한 사람은 아니었으나 잔머리가 많아 내 퇴로를 모두 막아버렸다.
그러나 유선영은 최지연을 너무 믿었고 날 너무 얕잡아 봤다.
하지만 최지연이 죽었으니 아무도 최지연이 왜 그곳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는지 증명해 줄 수가 없었다.
유선영은 당연하게도 모르는 체할 것이다. 대외적으로 유선영은 최지연과 모르는 사이였으니 최지연이 우연히 대기실 안으로 들어갔다고 우길 수도 있었다.
그러니 증거가 없다면 유선영은 무죄였다.
난 무기력하게 죽을 먹었고 걱정이 많아 절반을 비우고 더 먹을 수가 없었다.
안민혁은 전혀 개의치 않고 내가 남긴 죽을 비웠다.
“오빠도 저녁 안 챙겨 먹었어? 회사 일이 많이 바쁜 거야?”
난 고개를 돌려 안민혁을 찬찬히 바라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설마 오빠도 입원 중이야? 지금...”
외투를 잡아당기니 안민혁도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오랫동안 혼수 상태였던 안민혁이 날 대신해 칼까지 맞았으니 상태가 예상이 되어 화가 났다.
“오빠나 제대로 챙겨. 오빠가 혼수 상태일 때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나 해?”
“안씨 가문과 외가에서 누가 오빠를 더 괴롭히고 있어? 그리고 입원한 사람이 뭘 여기까지 오고 그래? 핸드폰 없어?”
안민혁은 어색하게 마른기침했다.
“네 핸드폰 경찰이 가져간 거 아니야?”
난 그제야 핸드폰이 곁에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의식을 되찾고 온몸이 아파 핸드폰을 찾을 여력이 없었다.
안민혁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일 동하린더러 새로 하나 사 오라고 할 테니까 안심해.”
“난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이렇게 큰 고비도 넘겼는데 이제 우린 행복할 일만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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