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3장 억울
“사과 드시고 일단 푹 쉬세요. 아직은 휴식이 많이 필요하세요.”
이시연은 그 사건을 다시 입에 올리고 싶지 않아 했고 아예 자리에서 떠나버렸다.
난 뚫어져라 이시연을 쳐다봤고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경찰들이 병실로 찾아왔었는데 마희연이 찾아와도 이시연은 그들을 모두 막아섰다.
난 의식이 돌아온 시간이 짧았고 그동안은 힘에 부쳐 가만히 내버려뒀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난 이번 사건의 피해자였고 경찰이 나에게 질문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예전의 강유정은 늘 핸드폰을 침대 헤드 옆에 내려뒀는데 요즘엔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기력이 없어 핸드폰을 챙겨 볼 힘도 없었지만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이시연은 내가 침대 헤드를 살펴보는 걸 보더니 서둘러 물을 따라줬다.
“목마르세요?”
난 고개를 저으며 이시연을 바라봤다.
“그래서 조사는 받았대요? 아니면 그대로 무죄 석방?”
이시연은 입술을 매만지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였다.
그래서 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설마 본인의 정신병 진단서를 꺼내며 무죄를 증명했나요?”
내 말에 이시연은 깜짝 놀라버렸고 난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아차렸다.
이시연은 김빠진 공처럼 축 터지더니 그날 일을 천천히 말해줬다.
엄현주의 칼부림 사건은 사회면 기사로도 나왔고 경찰 측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엄현주는 실제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고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이 당시 엄현주가 정말 발병을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최지연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던 걸 보아 유전병이라 판단할 수 있었다.
딸이 엄마의 정신 질병을 유전 받았고, 죽어버린 딸을 보며 엄마가 또 발병을 한 건 꽤 합리적인 설명이었다.
그리고 엄현주는 실제로 몇 달 동안 우울증 약을 복용한 기록도 있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며 난 절로 몸이 떨렸다. 엄현주가 실제로 이러한 증세가 있는지는 알지 못해도 배후의 사람이 정말 머리가 좋다고 생각되었다.
아주 작은 사건도 치밀하게 준비했다.
엄현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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